우크라 대통령 “중립국 논의하자”…러 “긍정적이지만 당장은 아냐”

우크라 대통령 “중립국 논의하자”…러 “긍정적이지만 당장은 아냐”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2-25 22:08
수정 2022-02-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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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 중립국 지위 논의할 용의”
러, ‘중립국 논의’ 먼저 제안했지만 젤렌스키엔 불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의 침공 상황을 설명하는 대국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25일 제공 영상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의 침공 상황을 설명하는 대국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25일 제공 영상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설정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긍정적인 방향이라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의 기회를 놓쳤다면서 당장 군사 행동을 멈추고 대화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젤렌스키 “우크라 나토 가입 여부에 EU 답변 없어”
로켓 공격받은 키예프 건물에 출동한 우크라 소방대
로켓 공격받은 키예프 건물에 출동한 우크라 소방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소방대원들이 수도 키예프에서 로켓 공격을 받은 한 건물의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2022.2.25
우크라 경찰청 공보실 제공 영상 캡처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한 화상 연설에서 “오늘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우리는 대화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두렵지 않으며 러시아와 대화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 우리 국가의 안전 보장과 같은 그 어떤 것을 논의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회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키예프 아파트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키예프 아파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한 아파트 건물이 포격으로 파괴돼 있다. 2022.2.25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주요한 배경이다.

그는 “나는 우리의 모든 협력 국가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고 우리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며 “또 그들에게 ‘우리와 함께하느냐’ 묻자 그들은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동맹 회원이 되도록 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27명의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인지 물었지만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 침공’에 대러 추가 제재 합의한 EU 정상들
‘우크라 침공’에 대러 추가 제재 합의한 EU 정상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샤를 미셸(중앙)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금융, 에너지, 교통, 수출 부문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2022.2.25
AP 연합뉴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도 25일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하며 나토에 관한 중립을 포함해 러시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가능하다면 열려야 한다. 러시아가 중립국 지위 문제를 포함한 회담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 준비는 평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우리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러 “중립국 논의하자”→“협상 기회 놓쳐”
‘돈바스 친러 공화국 독립 승인’ 국가안보회의 주재하는 푸틴
‘돈바스 친러 공화국 독립 승인’ 국가안보회의 주재하는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대한 독립 승인 관련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돈바스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2022.2.22
AP 연합뉴스
전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지도부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를 포함해 러시아가 공식화한 문제를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중립국’ 발언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25일 “긍정적 방향으로 가는 움직임”이라며 “그런 언급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이를 분석해봐야 해 더는 말할 게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가 중립국 지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젤렌스키는 안보 협상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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