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그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 위 사진은 2020년 10월 24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뒤 떠나면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바티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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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4쪽 분량의 ‘대중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잠시 멈춰서 반성하겠다”면서 “자신과 아내에 대한 심각한 정치적 괴롭힘으로 인해 이번 주까지 모든 공무를 중단하고 거취에 관해 고심한 뒤 오는 29일 언론 앞에서 사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불과 5개여월 전 재임에 성공하며 창창했던 산체스 총리의 앞길이 순식간에 가시밭길로 변한 건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이 산체스 총리의 부인 고메스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한 증거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극우 성향 시민단체 ‘마노스 림피아스’(깨끗한 손)의 기소 요청에 따른 것이다.
처음에는 구체적으로 혐의를 밝히지 않던 마드리드 법원은 추후 고메스가 자신의 친구들에게 스페인 정부의 공공 계약 수주를 따내기 위해 총리 부인으로서의 영향력을 부당하게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고메스가 2022년까지 마드리드 IE 비즈니스스쿨 아프리카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항공사 에어유로파와 그 지주회사인 글로발리아로부터 특혜를 받았고, 에어유로파가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는 “마노스 림피아스의 고소가 극우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의 추정 보도를 근거로 정치적 공세를 벌인 것이라면서 아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조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인민당(PP)의 지도자인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주와 극우 복스당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극우 디지털 전사들과 마노스 림피아스와 협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산체스 총리는 일련의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마리아노 라호이 인민당(PP) 대표가 불신임 투표로 14년만에 물러난 2018년 6월부터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지난해 7월 총선에서 PP에 원내 1당 자리를 내줬지만, PP가 연립내각 구성에 실패하자 친카탈루냐 정당 지지를 이끌어내며 재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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