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에 NSA 도청 보도… 안보보다 인권 택했다

퓰리처상에 NSA 도청 보도… 안보보다 인권 택했다

입력 2014-04-16 00:00
수정 2014-04-16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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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가디언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 스노든 “정부활동 감시에 대한 보상” 속보엔 ‘마라톤 테러 보스턴글로브’ 사진 속보·기획 뉴욕타임스가 독식

미국 언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퓰리처가 ‘안보’보다 ‘인권’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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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사진 분야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욕타임스의 사진. 지난해 11월 23일 케냐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소말리아 무장대원들이 들어와 총기를 난사하자 한 여성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공포에 질린 두 자녀를 보호하고 있다.   출처 뉴욕타임스
올해 퓰리처상 사진 분야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욕타임스의 사진. 지난해 11월 23일 케냐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소말리아 무장대원들이 들어와 총기를 난사하자 한 여성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공포에 질린 두 자녀를 보호하고 있다.

출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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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사진 분야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욕타임스의 사진. 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 현장에서 발생한 테러로 하반신을 다친 제프 바우먼이 물리치료를 받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출처 뉴욕타임스
올해 퓰리처상 사진 분야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욕타임스의 사진. 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 현장에서 발생한 테러로 하반신을 다친 제프 바우먼이 물리치료를 받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출처 뉴욕타임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청과 감청 실태를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을 포함해 올해 수상자를 발표했다. WP와 가디언은 전직 NS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넘겨준 수천건의 비밀 서류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일반인 감시 실태를 공개하는 기사로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수상하게 됐다.

이들 신문은 국가 기밀을 폭로해 안보에 위해를 가했다는 이유로 미국 및 영국 정부와 의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들 기사에 대한 수상을 두고 선정위원회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신문 3월 15일자>

하지만 퓰리처는 결국 안보와 관련된 비난보다는 사생활 침해 논란을 제기해 마침내 NSA의 감시 정책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선정위원회는 WP의 보도에 대해 “권위와 통찰력 있는 보도로 큰 틀에서 폭로가 국가 안보에 얼마나 적절한 역할을 하는지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의 보도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보도로 정부와 대중 사이에 안보와 사생활 침해 문제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평했다.

지난해 기밀 자료를 폭로한 뒤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 중인 스노든은 이날 가디언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이번 수상은 대중이 정부 활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라면서 “엄청난 위협에 맞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취재진과 관계자의 노력에 빚을 졌다”고 밝혔다.

퓰리처상 속보 부문에서는 지난해 4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과 범인 검거 과정을 보도한 보스턴글로브가 수상했다. 사진 분야는 뉴욕타임스가 휩쓸었다. 테일러 힉스가 찍은 케냐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 현장 사진들이 속보 부문에서, 보스턴 마라톤 테러로 다리를 잃은 희생자의 재활 과정을 담은 조시 헤이너의 사진들이 기획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퓰리처상은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산 50만 달러를 기금으로 1917년 창설됐다. 언론 분야에서 뉴스, 보도사진 등 14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며 문학과 음악 분야도 시상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4-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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