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남침시 필요하면 핵무기 사용’ 입장 밝혔다

미국 ‘북한 남침시 필요하면 핵무기 사용’ 입장 밝혔다

입력 2014-10-08 00:00
수정 2014-10-0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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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방한 당시 패네타 국방장관이 우리측에 밝혀”샤프 전 사령관도 같은 내용 담긴 비상계획 보고”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2011년 10월 방한했을 때 한반도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패네타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펴낸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과의 관저 만찬 등 한국 고위당국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한국 측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논의했다고 소개하고 “북한이 침략한다면 남한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리의 오랜 공약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패네타는 그 전해인 2010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방한했을 때에도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 침략에 따른 비상계획을 보고하면서 “만일 북한이 남침한다면 우리의 전쟁계획은 미군 사령관이 모든 한국과 미국의 병력에 대한 명령권을 갖고 한국을 방어하도록 돼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핵무기 사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 본토에 미사일 공격 등 적국의 위협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감행할 잠재적 국가들이지만 북한이 가장 우려스럽다. 북한은 지구 상에서 가장 문제가 많고 위험한 국가다”라면서 “우리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북한의 잠재적 위협을 예측하는 데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패네타는 특히 “무모한 북한 정권은 지속적으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를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도 갖추고 있다”며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능력은 없지만, 앞으로 ICBM이 미국의 도시를 향해 날아들고 핵탄두가 아니더라도 재래식 탄두가 폭발하는 사태는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미사일 요격 능력과 관련해 그는 “당시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 감시장교들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수초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쉽지만 문제는 빠른 시간 내에 요격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패네타는 “만일 우주를 거쳐 돌진해오는 물체가 미사일이 아니고 단순히 위성이었고 그것을 우리가 요격한다면 이는 적의에 차고 예측하기 어려운 적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주한미군은 북한의 미사일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네타는 김정은의 정권 승계에 대해 “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을 잃었을 때 우리는 누가 김정일 사후의 통치권을 쥘 것인지 몹시 알고 싶어했다”며 “특히 2009년 7월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북한이 일련의 노동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불행히도 북한 정권 내부상황에 대한 우리의 정보력은 약했고 피상적이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2010년 아들의 후계구도를 만들어가려는 신호를 보였을 때 우리는 매우 놀랐다”고 술회했다.

패네타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중국 역시 대북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며 “CIA 국장과 국방장관으로 있으면서 북한을 통제하고 적어도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개입하겠다고 보장하라고 중국을 압박했지만, 북한 정권은 중국도 굉장히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10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예방했을 때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역내 우방들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미국에도 위협이 된다고 하자 시 부주석도 한숨 비슷한 것을 쉬면서 북한이 중국에도 골칫거리라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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