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봉기에도 군부는 여전히 마두로 지지
이틀째 유혈충돌… 20대女 총탄 맞아 숨져미러 서로 “내정 간섭 말라” 장외 대리전
美, 군사개입 경고 속 “축출 오판” 지적도
마두로 “쿠데타 관련자 체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이번 쿠데타(군사봉기) 범죄에 책임 있는 자들을 주저하지 않고 잡아들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카라카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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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이도 “자유 얻을 때까지 시위”
마두로 정권의 퇴출 운동을 주도해 온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1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서부 중산층 거주 지역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 앞에서 주먹을 높이 든 채 “자유를 얻을 때까지 매일 시위를 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카라카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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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에 나선 군경과 시위대 간 유혈 충돌도 이틀째 이어졌다. 비정부기구인 베네수엘라 사회갈등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27세 여성 한 명이 머리에 총탄을 맞아 숨지고, 4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25세 남성 한 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은 데 이어 이틀 연속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시위가 유혈 충돌로 확산하면서 브라질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베네수엘라 주민도 평소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베네수엘라 야권이 최근 수개월간 국방장관, 대법원장, 대통령궁 경비대 사령관 등 마두로 정권 고위 인사들과 비밀 회담을 갖고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는 논의를 해 왔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부 내부 분열을 일으키려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과이도 의장의 정권 퇴진 운동이 동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 향배의 열쇠를 쥔 군부에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이탈자는 극소수이며 정국 혼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이날 시위대 규모도 수천명에 불과했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한 고위급 인사는 베네수엘라 비밀경찰(SEBIN) 수장 한 명에 그쳤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정부 고위 참모진이 반(反)마두로 세력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이번 군사봉기가 정권교체로 이어질 것으로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마두로는 여전히 권좌에 있는데, 미 정부의 역할이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와 쿠바의 개입이 베네수엘라와 미러 양국 관계에 있어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여전히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열어 두는 등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태세를 유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9-05-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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