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발목 잡히고, 새달 트럼프 탄핵심판… ‘허니문’ 없는 바이든

부양책 발목 잡히고, 새달 트럼프 탄핵심판… ‘허니문’ 없는 바이든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1-24 20:24
수정 2021-01-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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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당 155만원’ 재난지원금 서명
공화 “부채 증가 안 돼” 민주 “싸울 준비”
WP “상원 도착하자마자 사망 선고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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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 연합뉴스
바이든 내각, 2명만 상원 인준 받은 상태
공화 “탄핵 절차 끝날 때까지 중단” 엄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국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한시가 급한 코로나19 추가부양책에 공화당이 벌써 발목을 걸고 나서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원 탄핵을 둘러싸고 분열도 커지는 양상이다. 미 언론들은 통상 취임 초 수개월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정적들도 협조하는 소위 ‘허니문 기간’이 바이든에게는 없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바이든은 ‘초당파적인 단합’을 기치로 세웠지만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두고 공화·민주 양당은 상원을 여는 기본 규칙에도 합의하지 못한다”며 “추가부양책이 상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을 선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바이든은 백악관에서 국민 1인당 1400달러(약 15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주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과감하고 대담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다급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지난달 이미 9000억 달러(약 994조원)의 부양안을 통과시켰고, 더이상의 부채 증가는 안 된다며 협조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양당의 골은 생각보다 깊다. 공화당 일부는 바이든이 애초부터 협상 의지가 없었다고 본다. 자신들의 예상 규모(5000만~1조 달러)를 너무 크게 넘겼고, 최저 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약 8000원)에서 15달러(약 1만 6500원)로 올리자는 극좌파의 주장까지 넣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일부에서는 다수당으로서 일방적으로 표결 처리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WP에 “공화당과 함께 가는 게 최선이라면 전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공화당이 (무리하게) 줄이기를 원한다면, 그들과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양당은 상원에서 각각 50명씩 확보하고 있어,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법안은 통과된다. 하지만 사회통합을 기치로 내세운 바이든의 입장에서 첫 법안부터 힘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곧 상원서 시작될 트럼프 탄핵 심리도 국정동력을 약화시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선동’ 혐의로 하원에서 가결된 트럼프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상원은 다음달 9일부터 탄핵 심판 절차에 들어갈 예정인데 탄핵과 맞물려 바이든 내각 인준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공화당 존 바라소 상원의원은 앞서 “탄핵안이 실제 상원에 오면, 바이든 내각이 구성될 기회는 탄핵 절차가 끝날 때까지 중단시키겠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단 2명만 상원 인준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스캔들 당시 상원에서 트럼프의 탄핵 절차는 21일이 걸렸다. 게다가 트럼프 탄핵 심판 과정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무력시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는 “바이든의 국정지지율은 57%로 70%에 육박했던 오바마보다 낮다”며 “순풍이 없지는 않으나 폭풍구름이 앞에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1-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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