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성 4명 포함, 8명이 마사지 가게, 스파 등에서 숨져
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연쇄총격으로 한국계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 백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범행 3시간여 만인 오후 8시 30분쯤 체포된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은 21세 백인 남성이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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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용의자인 21세 백인 남성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우한 바이러스라 부르며 중국에 대한 증오를 표현했다.
뉴욕 경찰국의 대테러부서는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주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총격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며 주의 차원에서 뉴욕 내 아시아인 사회에 경찰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에는 기아차 공장이 있고 인근 앨러배마주에는 현대차 공장이 있어 이 일대는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 내 최대 한인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 끔찍한 폭력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조지아주 첫 흑인 연방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의원은 트위터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증오는 치명적이란 사실을 또 한 번 목도했다”라는 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아시아계 미국인 비율이 높아졌고 애틀랜타를 포함한 풀턴 카운티에서는 아시아계가 인구의 7.6%를 차지한다.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을 신고받는 단체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발생한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이 503건이나 된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숍 일대에서 16일(현지시간) 벌어진 총격 사건 피해자의 시신을 조사관들이 옮기고 있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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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백인 로버트 에런 롱(21)의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개인 정보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롱이 범행 장소를 이동하면서 한국 현대자동차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인 2007년형 검은색 투싼을 몰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의 희생자 다수가 한국인 등 아시아계라는 점에서 인종차별 증오 범죄일 개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용의자가 종교에 심취했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롱이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인용해 그가 총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롱은 인스타그램에서 “피자, 총, 드럼, 음악, 가족, 그리고 신. 이것은 거의 내 삶을 말해준다. 꽤 좋은 인생이다”라고 적었다.
애틀란타 총격 사건 용의자의 페이스북 캡처
롱의 가족이 애틀랜타 도심에서 30마일 정도(약 48㎞) 떨어진 우드스톡에서 산 중산층이었다.
이웃 주민인 메리 모건(88)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롱이 좋은 기독교 가정의 구성원이었다며 “그들은 정기적으로 교회에 갔었고 나는 그들에게서 어떤 나쁜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롱이 최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 퍼지고 있는데 내용은 중국에 맞서 싸우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글에는 “중국은 코로나19 은폐에 관여돼 있다. 중국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며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로 부르면서 “그들은 ‘우한 바이러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미국인 50만 명을 죽인 것은 21세기에 세계적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그들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며 “모든 미국인은 우리 시대 최대의 악인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50만명은 코로나19로 사망한 미국인 숫자로 현재 정확한 사망자는 53만 6000여명이다.
현재 중국에 대항해 싸우자고 주장한 롱의 페이스북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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