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막탄 터뜨리고 33발 난사… ‘뉴욕 지옥철’ 핏빛 출근길 됐다

연막탄 터뜨리고 33발 난사… ‘뉴욕 지옥철’ 핏빛 출근길 됐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4-13 22:24
수정 2022-04-1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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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총기 난사 29명 부상

방독면 쓰고 안전 조끼 입고 범행
연기 속 피신하는 인파 아수라장

62세 흑인 남성 용의자 추적 중
뉴욕시 정책 비판 영상 등 발견
경찰 현상금 6000만원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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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흑인 남성이 12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 미국 뉴욕 맨해튼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철 객차 안에서 연막탄을 터뜨린 후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친 시민들이 브루클린 선셋파크의 36번가역 승강장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한 흑인 남성이 12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 미국 뉴욕 맨해튼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철 객차 안에서 연막탄을 터뜨린 후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친 시민들이 브루클린 선셋파크의 36번가역 승강장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남성이 연막탄을 터뜨린 뒤 총기를 난사해 출근길이 지옥으로 변했다. 아비규환 속에서 10명이 총에 맞았고 3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나왔다. 밀폐된 객차 안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미 전역이 공포에 빠졌다.

CNN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 지하철 N트레인 열차가 브루클린 선셋파크의 36번가역에 진입할 무렵, 키 165㎝에 육중한 체형의 흑인 남성이 갑자기 방독면을 꺼내 쓴 뒤 연막탄을 던졌고 직후 총기를 33발 난사했다. 연기가 객차 전체를 집어삼킬 무렵 곧이어 ‘탕탕탕’ 하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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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제임스 AP 연합뉴스
프랭크 제임스
AP 연합뉴스
열차에 타고 있던 야브 몬타노는 CNN방송에 “사람들이 잠긴 문을 뚫고 나가려고 서로를 밟고 밀치는 등 몸부림쳤다. 다행히 열차가 역으로 빠르게 들어섰고 모두가 허둥지둥 빠져나왔다”고 회상했다. 당시 연막탄이 퍼지면서 승강장 전체가 뿌예졌고, 피신하는 인파 속으로 비명과 함께 유혈이 낭자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ABC방송은 총 29명이 부상을 당했고, 이 가운데 10명이 총을 맞았으며, 5명은 중태라고 전했다.

뉴욕경찰(NYPD)은 36번가 지하철역 인근을 봉쇄했고, 뉴욕시 교육부는 초등학교 2곳과 고등학교 한 곳 등 주변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오후 늦게 해제했다.

용의자는 사건 발생 직후 도주했다. 그는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입는 초록색 안전 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뉴욕시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 직원들이 착용하는 복장과 비슷해 상당수 승객은 그를 직원으로 착각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프랭크 제임스(62)로 특정하고 5만 달러(약 6142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전날 유홀(셀프 이사용 차량) 트럭 한 대를 빌려 뉴욕주 브루클린으로 이동했고, 참사가 벌어진 36번가역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인 킹스하이웨이역에서 열차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역 인근에서 그의 트럭을 찾았다. 또 사건 현장에서 권총, 탄창 3개, 유홀 차키, 손도끼, 휘발유, 폭죽 등을 발견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뉴욕시 정책에 대한 반감 등이 언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용의자가 노숙자를 셸터(숙소)로 수용하는 뉴욕시의 지하철 공공 안전 정책을 비판한 유튜브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하철에서 범죄를 막을 수 없다. 경찰이 아무리 출동해도 범죄를 저지르는 건 어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진 36번가역이 브루클린 내 차이나타운과 가깝다는 점에서 인종혐오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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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총기 난사는 물론 아시아계 증오범죄, 각종 살인 사건 등으로 뉴욕의 치안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뉴욕시 총격 사건은 296건으로 전년 동기(260건)보다 13.8% 늘었다.
2022-04-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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