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통주와 다른 대우받는 대한민국 수제맥주(下)
크래프트 비어 정신, 우리의 생각보다 자유분방해
영국도 CAMRA 운동 등 통해 고유 맥주문화 지켜내
한국의 철학 담은 수제맥주도 ‘우리 술’ 인정받길
![올해 4월 중국 베이징 이촹(亦创)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크래프트 비어 전시회’(Beijing International Craft Brewing Exhibition)에서 관람객들의 중국의 수제맥주에 관심을 보이며 부스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효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55721_O2.jpg)
![올해 4월 중국 베이징 이촹(亦创)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크래프트 비어 전시회’(Beijing International Craft Brewing Exhibition)에서 관람객들의 중국의 수제맥주에 관심을 보이며 부스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효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55721.jpg)
올해 4월 중국 베이징 이촹(亦创)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크래프트 비어 전시회’(Beijing International Craft Brewing Exhibition)에서 관람객들의 중국의 수제맥주에 관심을 보이며 부스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효준
옴니폴로 뿐만이 아니다. 수제맥주의 세계에서는 한 양조장이 다른 양조장과 협력해 새로운 맥주를 내놓는 사례가 흔하다. 이 과정을 통해서 양조장들이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귀중한 맥주 관련 지식도 공유한다. 이는 브루어리라는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커피 로스터리와 디저트 카페 등 맥주와 관계없어 보이는 업종까지 섭렵해 다양한 지식과 문화를 흡수하고 이를 재생산한다.
![스웨덴의 대표적 수제맥주 양조장 옴미폴로 로고](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55904_O2.jpg)
![스웨덴의 대표적 수제맥주 양조장 옴미폴로 로고](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55904.jpg)
스웨덴의 대표적 수제맥주 양조장 옴미폴로 로고
스포츠 산업의 근간이 운동 경기에 있듯 맥주 산업의 기본은 술을 빚는 양조에 있다. 양조의 결과물인 술은 단지 알코올을 함유한 제품만은 아니다. 양조장의 철학과 브루어의 장인정신, 술이 만들어진 지역의 문화 등 정말 다양한 요소가 모두 녹아든 집약체로 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대한민국에서 만든 우리만의 수제맥주는 당연히 ‘우리 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산 수제맥주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애매모호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맥주가 해외에서 태어나 발전된 술이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론이나 업계에서 대한민국 수제맥주가 ‘우리 술’이라는 이름으로 홍보되고 있음에도 전통주가 받는 제도적 혜택은 누리지 못한다. 이는 분명 모순적 상황이다. 어떤 이들은 “대한민국 수제맥주가 존재한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시간’의 길이는 과연 누가 정할 수 있을까. 어찌됐건 그 시간을 채우면 수제맥주도 자연스레 ‘우리 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스웨덴 수제맥주 양조장 옴니폴로가 만든 ‘비앙카 블루베리 메이플 초콜릿 피넛 버터 라씨 고제’(Bianca Blueberry Maple Chocolate Peanut Butter Pancake Lassi Gose). 부재료로 블루베리와 초콜릿,땅콩버터, 메이플 시럽, 바닐라 등이 들어가 달콤한 맛을 낸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61450_O2.jpg)
![스웨덴 수제맥주 양조장 옴니폴로가 만든 ‘비앙카 블루베리 메이플 초콜릿 피넛 버터 라씨 고제’(Bianca Blueberry Maple Chocolate Peanut Butter Pancake Lassi Gose). 부재료로 블루베리와 초콜릿,땅콩버터, 메이플 시럽, 바닐라 등이 들어가 달콤한 맛을 낸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61450.jpg)
스웨덴 수제맥주 양조장 옴니폴로가 만든 ‘비앙카 블루베리 메이플 초콜릿 피넛 버터 라씨 고제’(Bianca Blueberry Maple Chocolate Peanut Butter Pancake Lassi Gose). 부재료로 블루베리와 초콜릿,땅콩버터, 메이플 시럽, 바닐라 등이 들어가 달콤한 맛을 낸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1920년대 시행된 금주법으로 음주 문화가 단절됐다가 지역에서 만든 특색있는 수제맥주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다양성과 창의성,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광적 지지 등으로 상징되는 ‘크래프트 비어 운동’이 시작됐다. 이는 지금도 세계 수제맥주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빨리 세계로 퍼져 나간 문화 현상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
![다양한 종류의 세계 맥주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61700_O2.jpg)
![다양한 종류의 세계 맥주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61700.jpg)
다양한 종류의 세계 맥주들
이런 노력은 대부분 수십년 전에 시작됐다. ‘전통’이라는 칭호를 달기 위해 반드시 수 백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만의 생각과 철학을 담아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국산 수제맥주도 전통주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우리나라 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 수제맥주 양조장 징에이(京A)의 제품.](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61923_O2.jpg)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 수제맥주 양조장 징에이(京A)의 제품.](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8/28/SSI_20210828161923.jpg)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 수제맥주 양조장 징에이(京A)의 제품.
![지효준은: 1995년생. 중국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맥주의 맛 뒤에 숨겨진 경제와 사회, 문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각국을 돌며 ‘세상의 모든 맥주’를 시음·분석·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맥주 플랫폼’을 꿈꾸며 다양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 맥주가 ‘폭탄주’ 용도로만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맥주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는데 젊음을 건 ‘맥덕’이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6/16/SSI_20210616173411_O2.jpg)
![지효준은: 1995년생. 중국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맥주의 맛 뒤에 숨겨진 경제와 사회, 문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각국을 돌며 ‘세상의 모든 맥주’를 시음·분석·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맥주 플랫폼’을 꿈꾸며 다양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 맥주가 ‘폭탄주’ 용도로만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맥주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는데 젊음을 건 ‘맥덕’이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6/16/SSI_20210616173411.jpg)
지효준은: 1995년생. 중국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맥주의 맛 뒤에 숨겨진 경제와 사회, 문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각국을 돌며 ‘세상의 모든 맥주’를 시음·분석·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맥주 플랫폼’을 꿈꾸며 다양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 맥주가 ‘폭탄주’ 용도로만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맥주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는데 젊음을 건 ‘맥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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