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린 기린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 어린 기린이 무슨 죄가 있다고…

입력 2014-02-11 00:00
수정 2014-02-11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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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동물원 “개체 조절” 야생공원 이송 제안도 거부…도살후 어린이 앞에서 해체 사자들 먹이로 줘 거센 비난

개체수를 조절한다며 멀쩡한 새끼 기린을 죽여 사자 먹이로 준 덴마크의 동물원이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동물원은 교육적 효과가 있다며 어린이를 포함한 관람객 앞에서 기린을 해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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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 직원들이 9일(현지시간) 도살된 기린 마리우스를 해체하기에 앞서 관람객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코펜하겐 AP 연합뉴스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 직원들이 9일(현지시간) 도살된 기린 마리우스를 해체하기에 앞서 관람객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코펜하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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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된 마리우스의 사체는 사자들의 먹이로 제공됐다. 코펜하겐 AP 연합뉴스
해체된 마리우스의 사체는 사자들의 먹이로 제공됐다.
코펜하겐 AP 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코펜하겐 동물원은 9일(현지시간) 두 살 된 수컷 기린 마리우스를 도살했다. 동물원은 2만 7000여명이 서명한 온라인 청원을 무시하고 도축용 볼트건으로 마리우스를 죽였으며, 이어 초대된 관람객들 앞에서 가죽을 벗기고 잘라 사자 우리에 던져줬다.

토비아스 스텐백 브로 동물원 대변인은 “사진으로는 얻을 수 없는 기린에 관한 해부학적 지식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동물원의 이 같은 결정은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EAZA)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EAZA는 코펜하겐 동물원에 마리우스와 같은 종의 기린이 너무 많다고 권고했다. 생물 다양성 보존과 최고 수준의 사육 표준을 요구하는 EAZA에는 코펜하겐 동물원을 비롯해 유럽 347곳의 동물원과 수족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코펜하겐 동물원은 협회의 원칙에 따라 마리우스를 68만 달러(약 7억 2800만원)에 판매하라는 한 부호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펜하겐 동물원은 마리우스의 형들이 있다는 이유로 영국 요크셔 야생 공원으로의 이송 제안을, EAZA의 회원이 아니라며 스웨덴 북부에 있는 한 동물원의 제의를 거절했다. 부작용을 우려해 마리우스를 피임시키거나 거세하는 것도 거부했다.

유럽의 동물애호 단체들은 즉각 코펜하겐 동물원을 비난했다. 애니멀라이츠 스웨덴은 “동물원이 개체가 너무 많거나 더 이상 흥미를 끌지 못하는 동물을 죽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동물원에 가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2-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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