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친러세력 유혈 충돌… 7명 사상

우크라·친러세력 유혈 충돌… 7명 사상

입력 2014-04-14 00:00
수정 2014-04-1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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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장악은 러 침략으로 간주” 우크라, 특수부대 투입해 진압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도시들을 잇달아 점령하자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이를 ‘러시아의 침략’으로 간주하고 강제 진압에 나서 양측에서 최소 7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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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도시) 슬라뱐스크에서 (진압 부대와 시위대) 양측 모두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며 “우리 측에선 국가안보국 장교 1명이 숨지고 대(對)테러센터 부대원 1명과 또 다른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분리주의자 진영에서도 수를 확인할 수 없는 사상자가 나왔다”며 “분리주의자들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현지 시위대의 말을 인용해 민간인 한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부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소속 대테러센터 특수부대는 슬라뱐스크를 장악하고 있는 친러 무장세력에 대한 무력 진압에 들어갔다.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모든 사법기관의 협조 아래 대테러 작전이 시작됐다”면서 “분리주의자들이 특수부대와 협상 없이 사격을 개시했으니 시민들은 집 밖으로 나서지 말고 창가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다.

권총과 자동화기로 무장한 수십명의 친러세력은 12일 이 지역의 경찰서, 보안기관, 정부청사를 점거했다. 그 뒤 이들은 도시 외곽으로 뻗어 가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약 12㎞ 떨어진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무장괴한들이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경찰서를 장악했다. 로이터는 이들이 같은 무늬의 군복을 입고 자동화기를 지닌 20여명의 조직으로 한 명의 명령 아래 체계적으로 움직여 경찰서를 제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분리주의 시위가 아닌 러시아의 무력 개입으로 보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슬라뱐스크 점거 소식에 아바코프 장관은 즉각 “러시아가 침략했다”고 표현했다.

미국도 이번 점거세력이 지난달 초 크림반도에 투입됐던 러시아 병력과 매우 비슷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무장세력은 러시아군의 화기를 사용했고 크림을 침공했던 병력과 똑같은 군복을 입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긴장감을 낮추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추가적인 제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오히려 자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친러 시위대에게 무력을 사용하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4자(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회담을 비롯한 모든 외교적 협력 가능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백악관은 오는 22일 조 바이든 부통령을 키예프로 보내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4-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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