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전쟁 원하지 않아…美 답변, 일부 알맹이 있어”

러 외무 “전쟁 원하지 않아…美 답변, 일부 알맹이 있어”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2-01-28 21:11
수정 2022-01-2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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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익 침범 말라” 경고하면서도 대화 여지 남겨

“美, 입장 고수하면 우리도 입장 유지”
미사일·훈련 등 긴장 완화 대책엔
“이성적 알맹이도 있다” 긍정 평가
눈앞으로 온 전쟁
눈앞으로 온 전쟁 우크라이나 군인이 23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과 대치 중인 도네츠크주 고를로프카의 최전선 대피호에서 망원경을 통해 바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양국 국경에 10만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가 규모를 12만 7000명으로 증강하고 미국 역시 동유럽 파병 검토, 인근 국가 내 미국산 무기의 우크라 이동 승인 등 맞불 놓기에 나서며 이 지역 긴장이 최고조로 달아오르고 있다.
고를로프카 AFP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길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스푸트니크 통신을 비롯한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이익을 무례하게 침범하고 무시하는 것을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이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러시아도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중요한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아니다. 그들에겐 러시아 주변 긴장을 고조시켜 이 문제를 마무리 짓고, 중국 문제에 매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부분의 발언에서 이전과 같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일부 유화적인 태도도 보였다. 전날엔 미국의 답변에 알맹이가 빠졌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국의 서면 답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금지 확약과 같은 핵심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차적 문제와 관련해선 “‘이성적 알맹이’들도 있긴 하다”고 밝혀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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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강대강 러시아 해군 미사일 순양함 ‘마샬 우스티노프’가 북극해 훈련을 위해 출항하는 모습을 26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그는 긍정적 내용의 예로 중·단거리 미사일의 유럽 배치 동결, 상대편 인근에서의 훈련 금지, 전투기 및 함정들의 근접 허용 거리 조율 등을 들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나토 개방 원칙은 지킬 것이다. 변화는 없다”고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러시아에 보낸 서면 답변에선 일부 유화적 내용을 포함시켜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국의 서면 답변이 나토가 보낸 답변보다 낫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나토가 보낸 문서에 비춰볼 때 미국의 답변은 거의 외교적 예의의 전형에 가깝다”며 “나토의 답변은 너무나 이데올로기화돼 있고 동맹의 임무와 사명에 대한 우월감 등이 반영돼 있어 이 문서를 쓴 사람에 대해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라고 비꼬았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정부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답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한편으로 수주 안에 블링컨 장관과 만나길 기대한다면서 후속 회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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