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 중 러 국적 추가 구금… 일사불란 공격에 “사전 답사한 듯”

테러 용의자 중 러 국적 추가 구금… 일사불란 공격에 “사전 답사한 듯”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4-03-27 03:19
수정 2024-03-2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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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적자 3명 포함 알려져
푸틴, IS 테러 자행 가능성 인정
美 “테러 첩보 2주 전부터 공유”

최소 139명이 숨지고 182명이 다친 ‘모스크바 콘서트홀 총격·방화 테러’에 가담한 피의자 중 러시아 국적자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26일(현지시간) 테러 주동자들에게 아파트를 빌려준 여덟 번째 피의자 알리셰르 카시모프를 5월 22일까지 재판 전 구금 명령을 내렸다.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러시아 국적자인 그는 참사가 발생한 크라스노고르스크시에서 카페를 운영해 왔다.

전날 법원은 이스로일·딜로바르·아민촌 이슬로모프 등 테러 피의자 3명의 신상을 공개했다. 부자지간인 이들은 최초 기소된 4명과 같이 타지키스탄 출생자다. 아버지 이스로일은 러시아 체류 허가를 받았고, 형제지간인 딜로바르와 아민촌은 러시아 국적자다. 24살로 알려진 딜로바르는 테러범들이 현장 도주 시 이용한 흰색 르노 차 소유주로, 앞서 구금된 샴시딘 파리두니와의 친분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사 발생 사흘 만에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자행 가능성을 처음 인정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테러 피의자 간의 연계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러시아 내 반정부 세력을 색출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이번 테러 공격의 배후로 보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테러 위협에 대한 사전 첩보를 대상국에 통보하는 미 국가정보국(DNI)의 ‘경고 의무’ 지침에 따라 참사 발생 2주 전부터 러시아에 첩보를 전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이번 테러가 IS와 연관돼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면서 “IS가 최근 몇 달간 프랑스를 공격하려는 시도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서방 세력과의 대결 세계관’에 매몰된 푸틴 대통령이 IS의 테러 가능성에 대한 사전 정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일 러시아 남부 체첸 접경 잉구세티아에서 FSB가 IS 무장 괴한 6명을 사살했고, 지난 7일에도 FSB는 IS의 모스크바 유대교 회당 테러 시도를 저지했다.
2024-03-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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