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중 야당 의원이 주먹질…난투극 벌어진 이 나라 의회 무슨 일?

연설 중 야당 의원이 주먹질…난투극 벌어진 이 나라 의회 무슨 일?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4-17 14:18
수정 2024-04-17 14: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15일(현지시간) 조지아 의회에서 야당 의원 알레코 엘리사슈빌리(오른쪽)가 ‘외국대행기관법안’에 반발해 ‘조지아의꿈’ 대표 마무카 음디나라제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2024.4.15 트빌리시 EPA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조지아 의회에서 야당 의원 알레코 엘리사슈빌리(오른쪽)가 ‘외국대행기관법안’에 반발해 ‘조지아의꿈’ 대표 마무카 음디나라제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2024.4.15 트빌리시 EPA 연합뉴스
조지아 의회에서 쟁점 법안을 두고 의회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조지아 의회에서는 ‘외국대행기관법안’을 발의한 집권 여당 ‘조지아의꿈’ 대표 마무카 음디나라제가 이 법안을 재추진하는 연설을 하다가 야당 의원 알레코 엘리사슈빌리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당했다. 이후 다른 의원들이 난투극에 가세하면서 의회가 난장판이 됐다.

조지아 의회에서 이런 소란은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외국대행기관법안은 20% 이상의 해외 자금 지원을 받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등 기구를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야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법안이 언론과 NGO를 탄압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조지아 시민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법’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러시아에서 정부와 대립하는 독립 언론 매체와 조직에 낙인을 찍기 위해 사용하는 유사한 법안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러시아에서 제정된 관련법에 따라 정치 활동에 참여하면서 해외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 단체는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하고 엄격한 규정과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이후 해당 법률은 지난 10여년 동안 러시아 시민사회와 자유 언론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조지아의꿈은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다가 전국적 반대 시위가 일자 보류했는데 거의 같은 내용으로 최근 다시 법안을 꺼내 들었다. 조지아의꿈은 이 법안이 외국 세력이 조장하는 ‘사이비 자유주의 가치’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
조지아 야당 지지자들이 15일 의회 근처에서 외국대행기관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4.15 트빌리시 EPA 연합뉴스
조지아 야당 지지자들이 15일 의회 근처에서 외국대행기관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4.15 트빌리시 EPA 연합뉴스
주먹을 날린 엘리사슈빌리 의원은 이후 의회 건물 바깥에서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에 경찰과 충돌 사태도 벌어졌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작년에 조지아가 오랜 기간 추진해온 유럽연합(EU) 가입에 방해가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는 지난해 12월 가입 후보국 지위로 승격한 상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도 조지아에서 외국대행기관법안이 통과되는 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U 역시 이 법안은 EU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