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자민당 본부 건물
27일 주간지 슈칸신초에 따르면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대행을 맡고 있는 마쓰모토 준(71) 중의원 의원은 지난 18일 밤 11시를 넘긴 시간까지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있는 클럽(여성 접객업소) 2곳을 돌며 술을 마셨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도야마 기요히코(52) 간사장대행도 지난 22일 긴자의 한 클럽에 밤 11시 이후까지 머무른 사실이 다른 주간지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지난 8일 도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 4개 광역단체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권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한 상태다. 긴급사태 발령의 핵심은 식당·주점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 단축하도록 한 것이지만, 여권 핵심 간부들이 이에 거스르는 행동을 한 것이다.
두 의원은 이날 밤 국회 기자단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마쓰모토 의원은 “나의 행동이 가벼웠던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했고, 도야마 의원은 “시간이 시간인 만큼 끝내고 돌아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스가 총리가 연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와중에 연립여당 간부들의 심야 술자리 파문이 터지면서 스가 총리는 한층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야권에서 두 의원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말 스가 총리의 ‘고급 스테이크 송년회’도 재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12월 14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 7명과 함께 긴자의 고급 스테이크 식당에서 송년회를 가져 물의를 빚었다. 당시는 일본 정부가 “회식을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중 5인 이상 모임이 80%를 차지한다”며 국민들에게 4명 이하로만 모일 것을 당부하던 시점이었다. 그래 놓고 정작 정부의 수장이 이를 따르지 않은 셈이었기 때문이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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