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기시다, 고물가 대책 승부수

코너 몰린 기시다, 고물가 대책 승부수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2-10-02 21:50
수정 2022-10-03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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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29%까지 추락… 역대 최저
물가 못 잡으면 사임 압박 거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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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일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고물가 대책’을 앞세우며 지지율 회복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강행한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國葬)으로 29%(지난달 마이니치신문 기준)라는 역대 최저 지지율 참사와 맞닥뜨린 기시다 총리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2일 도쿄 마루노우치의 한 호텔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자민당 간부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과거에도 지지율이 떨어진 내각은 있었다. 이럴 때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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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데도 이대로 어렵다는 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공표한 기시다 내각 지지율 29%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대응 부족으로 연임에 실패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마지막 지지율인 37%보다도 8% 포인트나 낮다.

일본 외교소식통은 “당내에서 기시다 총리로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올해 말까지 고물가 대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사임 압박이 거세질 수 있고, 혹은 기시다 총리가 내년 중의원 해산이라는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치 전문가인 이헌모 주오가쿠인대 교수는 “물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문제가 심각한데 임금은 그대로인 상황이라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일만 남았다”며 “20% 중반대까지 떨어진다면 본격적인 총리 교체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지율 확보에 비상이 걸린 기시다 내각에서 한일 관계 개선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놓고 한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과 달리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경제를 중심으로 한 국내 문제가 심각해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특히 외교 문제에서도 한일 관계가 우선순위가 아닌 데는 (중국 군사력 확대에 따른) 대만 상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2-10-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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