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북부 쉐프샤우엔주 구조대원들이 5일(이하 현지시간 우물에 빠져 나흘 동안 갇혀 있던 소년 라얀이 실린 것으로 보이는 들것을 앰뷸런스에 태우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곧바로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쉐프샤우엔주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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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구조대원들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5세 소년 라얀이 추락한 우물 옆 땅을 깊게 파고내려간 4일 밤 라얀이 있는 지점을 향해 수평 굴착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가운데 가장 밝게 빛나는 조명이 켜진 것이 우물 입구가 있는 곳이다.
쉐프샤우엔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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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이날 오후 왕실 성명을 통해 라얀 어람이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소년의 부모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굴착 담당 기술자 무니르 알자줄리는 국영방송 2M에 “라얀에게 도달하기까지 80㎝ 정도가 남았다”며 “그러나 작업자들은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마지막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진동 때문에 토사가 무너져 소년에게 영향을 줄까봐 조심스럽게 터널을 만들며 파내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밖에 없었다. 알자줄리는 시간당 20㎝ 정도의 속도로 굴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명 관광지 쉐프샤우엔으로부터 100㎞ 떨어진 타모롯 마을에 사는 라얀은 아버지가 보수 작업을 하던 우물 옆에서 놀다 실수로 추락했다. 우물의 깊이는 40m나 되는데 라얀은 32m 지점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됐다. AP 통신 등이 보도하는 현장 사진을 보면 수많은 주민들이 몰려나와 소년의 극적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타깝게 됐다.
아울러 지난 3일 내시경 카메라를 우물 아래 내려보내 소년이 머리를 조금 다친 것 말고는 괜찮으며 의식도 또렷했던 것을 확인했는데 지금은 그냥 비스듬히 누워 있기만 해 살아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계속 산소마스크와 음식과 물을 내려 보냈는데 이것을 이용하고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구조대는 중장비로 우물 주변을 넓고 깊게 파들어갔다. 아이가 있는 깊이까지 파내려간 뒤 우물벽을 향해 다시 수평으로 굴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소년이 우물 밖으로 나오는 즉시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해 헬리콥터도 대기하고 있다.
우물에 빠진 모로코 소년 라얀이 살아돌아오길 애타게 바라는 주민들이 4일 밤 늦은 시각에도 잔뜩 몰려 나와 중장비와 구조 인력들이 투입돼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쉐프샤우엔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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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는 물론 여러 모로 앙숙인 이웃나라 알제리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까지 ‘#라얀 구하기(Save Rayan)’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아치라프 하키미,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 소속 리야드 마레즈 등도 SNS에 사고 및 구조 진행 소식을 전하며 라얀에게 굳건히 버티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