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조심’…팔만대장경 17년만의 서울나들이

‘조심조심’…팔만대장경 17년만의 서울나들이

입력 2010-05-27 00:00
수정 2010-05-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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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대몽(對蒙) 항쟁기에 제작된 팔만대장경이 1993년에 이어 두번째로 서울에서 전시되고자 상경길에 오른다.

27일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보관돼 온 선행법상경(禪行法相經) 원본 1점은 반야심경 동판과 인경본(印經本) 등과 함께 28일 오전 경남 합천 해인사를 떠나 성남 나라기록관을 거쳐 서울로 입성한다.

내달 1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0 국제기록문화전시회’에서 독일 구텐베르크 성경 초판과 함께 귀한 모습을 뽐내기 위한 발걸음이다.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은 28일 오전 9시30분 팔만대장경을 꺼내 특별히 제작된 돌배나무 함에 담아 국가기록원에 인계한다.

보통 나무 재질로 된 문화재를 옮길 때에는 오동나무 보관함이 이용되지만 해인사는 국보인 선행법상경이 이동 과정에서 손상되지 않도록 팔만대장경과 같은 재질인 돌배나무로 함을 만들었다.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이 떠나기 전 대적광전(大寂光殿)에서 성공적인 전시와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고불식(告佛式)을 연다.

국가기록원은 특수장비 업체에서 대여한 무진동 차량에 팔만대장경을 실어 성남 나라기록관으로 옮기고서 30일까지 보존서고에 보관하다 전시 전날인 31일 코엑스 전시장으로 다시 옮긴다.

무진동 차량은 경찰의 호위 속에 팔만대장경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시속 80㎞ 이하로 운행한다.

팔만대장경은 온도와 습도를 각각 18∼22℃와 45∼55%로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특별 전시함에 전시되며, 청원 경찰이 전시함 주위를 24시간 경비한다.

선행법상경은 크기 245×677㎜, 무게 2.725㎏으로 불교의 기본적인 관법(觀法) 수행을 30가지 관상(觀想)을 주제로 설명하는 선종의 기초가 되는 경전이라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구텐베르크 성경은 독일 베를린 주립도서관의 바버라 슈나이더 캠프 관장이 직접 특별 운반용 가방에 넣어 가져온다.

30일 한국에 도착해 하룻밤을 나라기록관에서 보내고 31일 전시장으로 옮겨져 팔만대장경 옆에 나란히 전시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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