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거슈윈… 합창의 맛 골라 드세요

바흐·거슈윈… 합창의 맛 골라 드세요

입력 2010-07-26 00:00
수정 2010-07-2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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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다. 클래식 음악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합창. 대규모 교향곡과 오페라의 인프라나 마찬가지인데, 유독 한국에서는 ‘찬밥’ 신세다. 하지만 클래식의 발전은 합창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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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합창축제에 참석하는 합창단 지휘자들. 왼쪽부터 민인기(수원시립), 박신화(안산시립), 이상훈(성남시립), 박영호(대구시립), 나영수(국립), 이기선(고양시립), 이상길(안양시립), 정남규(원주시립), 구천(광주시립). 빈프리트 톨 대전시립합창단 지휘자는 해외에 머물고 있어 촬영에 함께하지 못했다. 고양문화재단 제공

고양합창축제에 참석하는 합창단 지휘자들. 왼쪽부터 민인기(수원시립), 박신화(안산시립), 이상훈(성남시립), 박영호(대구시립), 나영수(국립), 이기선(고양시립), 이상길(안양시립), 정남규(원주시립), 구천(광주시립). 빈프리트 톨 대전시립합창단 지휘자는 해외에 머물고 있어 촬영에 함께하지 못했다.
고양문화재단 제공
이런 까닭에 고양합창페스티벌이 더욱 빛난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톱10’ 합창단들이 한데 모여 경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합창 축제다. 새달 10일부터 21일까지 경기 고양 아람누리에서 열린다. 올해도 엄청난 규모로 합창의 위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참가 인원만도 첫 회 때인 지난해(634명)보다 더 많다.

합창 페스티벌의 최고 매력은 매일 연주단체가 바뀌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데 있다.

첫날 서막을 여는 국립합창단은 김동진, 채동선 등 한국 작곡가들의 합창곡을 주로 선보인다. 광주시립합창단은 쿠엘류와 스탠퍼드의 감미로운 미사 곡을 들려준다.

안산시립합창단은 브라이머 편곡의 뮤지컬 ‘그리스’를 장중한 목소리로 선보이며 수원시립합창단은 미국의 현대 합창음악과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음악들을 준비했다. 거슈윈의 명곡 ‘서머 타임’을 솔로로 감상할 수 있다.

정통 바흐의 합창을 듣고 싶다면 대전시립합창단의 ‘성령께서 저희 연약함을 도우시니’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한국 현대 합창곡부터 서양 정통 합창곡,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가 광범위하다. 한마디로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 축제되겠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매일 창작 합창곡이 초연된다는 점이다. 고양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여 10개 합창단이 한 곡씩 노래하는 식이다. 10편의 시는 고양시문인협회가 발간하는 문학지 ‘고양문학’에 게재된 작품 가운데 각 합창단이 노래로 만들기에 적합한 곡을 골랐다. 김승배의 ‘어머니의 강’, 장병민의 ‘두부사려’, 김성자의 ‘낡은 자전거’ 등이 그렇게 해서 합창곡으로 재탄생했다.

대중적 인기가 높지 않은 합창계가 매일 새 창작곡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무척 고무적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가격도 알차다. 전석 1만원. 1577-7766.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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