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방송 1천 회를 맞았다.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를 자처한 PD수첩은 1천 회를 거치면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PD수첩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대담한 기획과 굵직한 특종으로 우리 사회를 뒤흔든 PD수첩의 힘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 ‘정직한 목격자’ 자처…그 영광과 상처
PD수첩이 그동안 다룬 수천 개 소재는 파란의 1990년대, 2000년대와 궤를 같이한다.
PD수첩은 1990년 5월8일 다국적 기업의 한국 여성 근로자 무단 해고 사태를 그린 ‘피코 아줌마 열 받았다’ 등 4개 꼭지를 선보이며 첫 전파를 탔다.
이후 정치와 경제, 종교, 역사, 인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회 부조리와 모순을 심층적으로 고발하는 PD 저널리즘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PD수첩 제작진들은 거대권력이나 시대의 금기를 조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위협을 받았고 순식간에 국민의 공적으로 몰리기도 했다.
1999년 ‘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목자님 우리 목자님!’ 편은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들의 방송사 주조정실 점거로 방송 도중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2005년 황우석 보도는 PD수첩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이다.
PD수첩은 2005년 11월 방영된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을 시작으로 ‘단군 이래 최대의 쾌거’라고도 일컬어졌던 황우석 당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명했다.
PD수첩은 취재윤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국민 사과에 이어 방송 폐지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당시 책임PD였던 최승호 PD는 “가장 많이 두려워했던 것은 황우석 사태 때였다. ‘MBC는 왜 그래’하는 식으로 괴롭힘을 당했다. 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게 달라지리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최근 신간에서 밝힌 바 있다.
2008년 4월 방영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는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방송은 전국적으로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의 불씨를 지폈다.
이밖에 ‘미군 전차와 두 여중생’(2002), 삼성 일가를 다룬 연속 기획 보도, ‘검사와 스폰서’(2010), 민간인 불법사찰을 다룬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2010년) 등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 숱한 논란의 중심…예전보다 파급력 약해
장훈 감독의 영화 ‘의형제’에는 ‘PD수첩은 오류수첩이었다”는 제목의 신문기사와 “PD라는 새끼가 빨갱이니..”라는 대사가 화면에 등장한다.
PD수첩은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계기를 마련했음에도 우리 사회가 갈수록 분열하는 상황에서 보도 내용의 객관성과 방향성 등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잦은 송사에도 휘말렸다.
MBC 내부에서도 제작진 인사와 방송 사전검열, 불방 등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경영진과의 갈등이 계속됐다.
2012년에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이어 작가 해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11개월간 방송이 중단되기까지 했다. 그 와중에 PD수첩의 간판 PD였던 최승호 PD는 해고됐다.
광우병을 보도한 제작진은 검찰에 체포되는가 하면 2011년에 이어 올해 다시 회사로부터 연거푸 징계를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PD수첩 영향력은 예전보다 위축된 모습이고 시청률도 신통치 않다.
오히려 미스터리 아이템 부문에서 강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 전부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는 현실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최근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 사건을 추적한 ‘죄와 벌-사모님의 이상한 외출’이나 ‘일베와 행게이-어디에도 있고 아무데도 없다’ 등으로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낳았다.
PD수첩이 세태를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력 감시라는 본디 역할에서도 좀더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PD수첩’은 1천회 특집으로 다음달 1일부터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 3부작을 방송한다.
PD수첩은 “지난 24년간 프로그램이 제작되면서 목도한 대부분 사회 문제는 돈과 관련된 것이었다”면서 “돈이 모이고 분배되고 쓰이는 다양한 단면을 밀착 취재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진단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를 자처한 PD수첩은 1천 회를 거치면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PD수첩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대담한 기획과 굵직한 특종으로 우리 사회를 뒤흔든 PD수첩의 힘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 ‘정직한 목격자’ 자처…그 영광과 상처
PD수첩이 그동안 다룬 수천 개 소재는 파란의 1990년대, 2000년대와 궤를 같이한다.
PD수첩은 1990년 5월8일 다국적 기업의 한국 여성 근로자 무단 해고 사태를 그린 ‘피코 아줌마 열 받았다’ 등 4개 꼭지를 선보이며 첫 전파를 탔다.
이후 정치와 경제, 종교, 역사, 인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회 부조리와 모순을 심층적으로 고발하는 PD 저널리즘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PD수첩 제작진들은 거대권력이나 시대의 금기를 조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위협을 받았고 순식간에 국민의 공적으로 몰리기도 했다.
1999년 ‘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목자님 우리 목자님!’ 편은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들의 방송사 주조정실 점거로 방송 도중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2005년 황우석 보도는 PD수첩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이다.
PD수첩은 2005년 11월 방영된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을 시작으로 ‘단군 이래 최대의 쾌거’라고도 일컬어졌던 황우석 당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명했다.
PD수첩은 취재윤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국민 사과에 이어 방송 폐지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당시 책임PD였던 최승호 PD는 “가장 많이 두려워했던 것은 황우석 사태 때였다. ‘MBC는 왜 그래’하는 식으로 괴롭힘을 당했다. 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게 달라지리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최근 신간에서 밝힌 바 있다.
2008년 4월 방영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는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방송은 전국적으로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의 불씨를 지폈다.
이밖에 ‘미군 전차와 두 여중생’(2002), 삼성 일가를 다룬 연속 기획 보도, ‘검사와 스폰서’(2010), 민간인 불법사찰을 다룬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2010년) 등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 숱한 논란의 중심…예전보다 파급력 약해
장훈 감독의 영화 ‘의형제’에는 ‘PD수첩은 오류수첩이었다”는 제목의 신문기사와 “PD라는 새끼가 빨갱이니..”라는 대사가 화면에 등장한다.
PD수첩은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계기를 마련했음에도 우리 사회가 갈수록 분열하는 상황에서 보도 내용의 객관성과 방향성 등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잦은 송사에도 휘말렸다.
MBC 내부에서도 제작진 인사와 방송 사전검열, 불방 등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경영진과의 갈등이 계속됐다.
2012년에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이어 작가 해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11개월간 방송이 중단되기까지 했다. 그 와중에 PD수첩의 간판 PD였던 최승호 PD는 해고됐다.
광우병을 보도한 제작진은 검찰에 체포되는가 하면 2011년에 이어 올해 다시 회사로부터 연거푸 징계를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PD수첩 영향력은 예전보다 위축된 모습이고 시청률도 신통치 않다.
오히려 미스터리 아이템 부문에서 강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 전부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는 현실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최근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 사건을 추적한 ‘죄와 벌-사모님의 이상한 외출’이나 ‘일베와 행게이-어디에도 있고 아무데도 없다’ 등으로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낳았다.
PD수첩이 세태를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력 감시라는 본디 역할에서도 좀더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PD수첩’은 1천회 특집으로 다음달 1일부터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 3부작을 방송한다.
PD수첩은 “지난 24년간 프로그램이 제작되면서 목도한 대부분 사회 문제는 돈과 관련된 것이었다”면서 “돈이 모이고 분배되고 쓰이는 다양한 단면을 밀착 취재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진단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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