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요즘은 유독 연기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장나라 “요즘은 유독 연기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입력 2014-09-13 00:00
수정 2014-09-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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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널 사랑해’ 종영…”극중 미영役, 무척 사랑”

“요즘은 유독 연기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MBC 수목극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막 끝내고 돌아온 배우 장나라(33)는 “아직 심신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말을 연방 반복하면서도 표정만은 환했다.

지난 4일 시청률 10.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영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대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위트 있고 착한 드라마로 애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장나라는 드라마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래서 자신감도 없던 여성이었지만 운명의 남자 이건(장혁 분)을 만나면서 사랑 앞에 당당해진 미영을 연기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나라는 초반부 비현실적으로 착하기만 한 미영이 “요즘 사람들이 바라는 여성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모습일까 봐” 연기가 조심스럽고 버거웠다고 털어놓았다.

이후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마음고생만 하는 미영을 연기하면서 “미영이 지치니 저도 정말 지치고 힘들었다”는 게 장나라의 이어진 설명이다.

그럼에도 장나라는 “미영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배우 장혁(38)이 작정하고 과장되게 표현한 연기를 잘 받아냈다.

장나라는 12년 만에 재회한 장혁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100점 만점에 최고다. 좋은 선배와 함께 연기했기에 이번 드라마가 가능했다”고 치켜세웠다.

”혁 오빠는 내장에 개그 영혼을 숨겨둔 것 같아요. 그냥 내버려두면 애드리브를 1시간은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정말 웃겨서 NG를 많이 냈어요. 나중에는 촬영 시간이 촉박해지니 저도 필사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꾹 참고 넘어가다 보니 혁 오빠 개그가 정말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구요.”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대만 드라마가 원작이다.

”원작을 보지 않았다”는 장나라는 두 작품을 비교해달라는 주문에 “저희 극이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더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이건 캐릭터만큼은 원작이랑 비교했을 때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언제이고 사랑스러운 여동생으로 남아있을 것 같은 모습의 장나라이지만 어느덧 그도 삼십 대 중반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됐다.

장나라도 평소 또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저도 이 나이가 되니 당황스럽고 별생각이 다 들어요. (웃음). 사실 하루 단위로 생각이 바뀌어요. 어떨 때는 연애도 하기 싫다가 다음날은 연애는 둘째치고 시집은 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장나라는 그러면서도 “제가 세워놓은 허황한 계획은 37살까지는 미혼일 때 하기 좋은 연기를 최대한 하고 그다음 결혼하는 것”이라면서 일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장나라에게 극 중 장나라를 사랑하는 두 남자, 이건과 키다리 아저씨 같은 다니엘(최진혁 분) 중 한 명을 고르라면 누구를 고르겠느냐고 물었다.

”촬영장에서도 그 점이 화두였어요. 하하하. 그런데 저도 미영을 연기하다 보니 미영 감정에 충실해져서 눈에 건이 오빠만 들어오더라구요. 그렇지만 다니엘도 정말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우직한 남자이잖아요. 3년을 지켜준 그 사랑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한참을 고민하던 장나라는 돌연 “제발 현실 속에서 한 남자만이라도 만났으면 좋겠다”는 귀여운 푸념으로 이야기를 끝맺었다.

장나라는 2001년 1집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로 데뷔한 이후 히트곡 ‘고백’ 등을 쏟아낸 한때 인기 가수였다.

”어느 순간 심신이 지치면 몸이 무언가를 제어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을 마지막 앨범을 내고서야 알았어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노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이번에 작품 활동을 쉬면 음악 레슨을 받고 다시 노래를 해볼 의향이 있어요. 저 자신을 잘 추스른 다음 가능해지면 노래도 다시 하고 싶어요.”

더 늦기 전에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장나라는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3가지 있었다”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첫번째는 MBC 드라마 ‘다모’(2003)에서 하지원 선배가 맡았던 역할이고 두번째는 MBC 드라마(2007) ‘히트’에서 고현정 선배가 했던 역할이에요. 두 선배의 에너지가 정말 매력 있거든요.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웃으실지도 모르겠는데 혁 오빠가 KBS ‘추노’에서 맡았던 대길 역할이요.”

장나라는 “어렸을 때는 남자 역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대길처럼 펄떡펄떡 뛰는 짐승 같은 역할이 좋다”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장나라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배우다. 그는 “아직 당장은 중국에서 활동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이어 “언어가 안 통하는 상태에서 연기하면 팔과 다리가 모두 묶인 상태 같다”면서 “그런데 상대 배우와 눈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언어 문제를 이겨낼 수 있고 연기 집중력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다른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것의 주기가 짧잖아요. 사람들도 연예인 활동을 좀 관찰하는 느낌으로 여유 있게 봐주셨으면 해요. 그렇게 봐주시면 저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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