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작가 “평범한 결말은 아니지만 인과응보 잘 드러나”

김순옥 작가 “평범한 결말은 아니지만 인과응보 잘 드러나”

입력 2014-10-13 00:00
수정 2014-10-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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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왔다! 장보리’ 화제 속 종영…”배우들이 200% 역할””아시안게임 결방에 시청자가 기다리는 것 보고 고맙고 기뻐”

‘한번 보면 빠져드는 마성의 드라마’, ‘다음 회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드라마’ 그리고 ‘해도해도 너무하는 막장 드라마’.

이런 평가를 함께 들은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가 지난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실 초반에는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하지만 예열에 시간이 좀 걸렸을 뿐 중반 이후 이 드라마는 ‘마성’을 발휘하며 시청률이 쭉쭉 상승하더니 수도권 시청률이 38.6%까지 치솟는 등 40%를 위협하며 인기 고공행진을 펼쳤다.

드라마가 시청률 25%를 찍은 지난 8월초 만났던 김순옥(43) 작가를 종영을 앞두고 다시 인터뷰했다.

지난 6일 열린 드라마 쫑파티가 화기애애하게 잘 끝났다는 김 작가는 “다 잘돼서 좋고 특히 우리 배우들이 이 작품 후 여기저기서 찾는 데가 많다고 해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결말은 마음에 드나.

▲애초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했다. 인과응보가 잘 드러났다. 물론 평범한 결말은 아니다. 다 용서받으면서 끝나는 그런 결말은 내지 않았다. 주인공 장보리가 평생 올바르게 살면서 결국 행복을 얻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고 그렇게 끝맺었다.

--종영을 코앞에 두고 아시안게임 때문에 결방이 됐다.

▲(시청 흐름이 끊길까봐) 처음에는 너무 걱정했는데 오히려 결방 때문에 시청자가 이 드라마를 얼마나 기다리는지를 알게 됐다. 엄청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을 느껴 고마웠고 기뻤다. 방송국에 항의전화가 쇄도해 방송국이 고민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 시청자가 많이 사랑해주셨구나 느꼈다. 결방을 이렇게 아쉬워하실지 몰랐다.

--장보리가 너무 착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왔다! 장보리’는 복수드라마가 아니다. 주인공이 그렇게 당하고도 복수를 안 해서, 너무 착해서 뒷부분에 가서는 이런저런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주인공 손에 피를 안 묻히겠다는 내 생각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그런 면에서 오연서는 타이틀 롤에 부족함 하나 없이 너무 잘해줬다. 기대 이상으로 몇 배 더 잘해줬다.

사람들은 아무래도 복수에 끌리기 마련인데, 뒷부분에 가서 장보리가 복수에서 빠져 있으니 오연서가 서운해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초반부터 촬영 분량이 너무나 많았는데 정작 뒤에 와서는 마무리할 때 복수에서 빠지니까 허탈함이 있을 것도 같더라. 그래서 미안했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게 된 데는 앞부분 3분의 2 지점까지 끝없이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달려온 장보리에게 분명한 공이 있다. 시청자가 보리를 보면서 “저리 착해 빠졌으니 어째”라며 혀를 차는 것 역시도 보리에게 감정이입이 됐기 때문이다.

보리라는 인물이 어떻게 성공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게 옳은 것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굳이 보리가 연민정을 응징하지 않아도 벌 받을 사람은 받게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물론 보리처럼 극선(極善)으로 살기는 어렵다. 보리가 ‘비단이가 사실은 연민정의 아이’라는 사실만 자기 입으로 말해버리면 모든 게 그냥 끝나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보리가 비단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드라마가 이어진 것이다.

--막판에는 연민정의 발악이 연일 화제였다.

▲이유리가 연민정을 너무 잘해줬다. 물이 올랐다는 말이 맞는 것 같고 나조차 이유리의 연기를 보며 깜짝 놀랐다. 지난 5일 비빔밥 먹는 장면은 너무 잘해서 몇 번씩 돌려봤다. 그것뿐만 아니라 모든 장면을 연구해 고마웠다. 욕심이 많은 배우인데 진심으로 잘되길 바란다.

--연민정이 발악할수록 막장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도 비례했다.

▲난 우리 드라마가 막장이 아니라는 게 아니다. 막장 부분에서는 어떻게 말해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정말 말이 조심스러운데, ‘막장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극성이 강하고 소위 말하는 막장요소가 있다는 것 인정한다. 하지만 그 안에 모성애가 있고 비단이의 슬픔이 있다. 그런데도 ‘막장’이라는 단어 앞에서 다른 요소들이 묻히는 게 속상한 것이다. 또 내가 이 드라마를 썼다는 것 때문에 으레 ‘막장드라마’라고 불리는 것도 있지 않나 싶은데, 딴 게 아니고 날 믿고 출연한 배우들에게 미안해서 그런다. 그들이 막장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일단 ‘막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버리면 그 안에 아무리 다른 내용이나 메시지를 녹여도 막장이라는 단어로 모든 게 끝나버리고, 드라마가 아무런 감동이 없는 것처럼 폄하되는 게 속상한 것이다.

--끝낸 소감이 어떤가.

▲배우들이 모두 200% 자기 역할을 다해준 덕분에 드라마가 잘 끝났다. 또 많은 분이 기다려가며 봐주셔서 감사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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