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은 곧 죽음… 14시간 짝짓기 후 죽는 동물

번식은 곧 죽음… 14시간 짝짓기 후 죽는 동물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7-10 13:09
수정 2021-07-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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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포유류 동물 엔테치누스
자살 행위같은 매해 2주 번식 기간
기후 변화·서식지 유실로 멸종 위기

아주 작은 포유류 동물 엔테치누스(Antechinus). 퀸슬랜드 공과대학
아주 작은 포유류 동물 엔테치누스(Antechinus). 퀸슬랜드 공과대학
번식이 곧 죽음인 동물이 있다. 죽을 때까지 사랑을 나누는 아주 작은 포유류 동물 엔테치누스(Antechinus) 이야기다.

엔테치누스는 매해 8월 한 달 중 2주 간이 번식 기간이다. 이 때 번식에 가능한 개체는 모두 짝짓기에 나선다.

수컷은 짝을 찾지 못할까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짝짓기 과정에서 무리한 나머지 끝난 직후에 죽는 경우가 많다. 수정이 되면 28일 뒤에 새끼들이 태어나는 데 어미도 출산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한다. 출산한 암컷 중 약 15%만 살아남아 두 번째 번식 기간을 맞는다.

포유 동물학자 앤드류 베이커 박사는 “엔테치누스는 체내 출혈이 일어나고, 궤양이 생기고, 군데군데 털이 빠지고, 가끔은 눈이 안 보이는 상태로 비틀거리면서도 짝짓기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교미. 내셔널지오그래픽 영상
처음이자 마지막 교미. 내셔널지오그래픽 영상
최후를 맞는 수컷. 내셔널 지오그래픽
최후를 맞는 수컷. 내셔널 지오그래픽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는 엔테치누스의 짝짓기를 다룬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12시간 동안 불타는 처음이자 마지막 교미’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수컷 엔테치누스는 12시간의 교미를 마치고 죽음을 맞이할 장소로 가 홀로 최후를 맞이한다. 어미들은 혼자서 새끼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호주 퀸즈랜드 공과대학은 지난 2015년 “엔테치누스의 짝짓기는 광란에 가까워 마치 자살과도 같은 성생활”을 가진다고 발표했다. 엔테치누스는 기후 변화와 서식지 유실로 개체수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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