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게임하고 치우지도 않는 아내…이혼도 거부”

“밤새 게임하고 치우지도 않는 아내…이혼도 거부”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3-01-05 13:34
수정 2023-01-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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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게임중독은 이혼 어려워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 입증해야

“새벽마다 컴퓨터방에서 키보드랑 마우스 딱딱거리는 소리 듣는 거 너무 힘이 듭니다. 밥도 모니터링 하면서 책상 앞에서 먹고 책상 앞에 과자봉지랑 밥그릇 늘어놓고 치우지도 않습니다.”

밤새도록 게임하고 남편이 출근할 때 자러 들어가는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남편 A씨는 4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 게임 중독인 아내와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음식도 게임 때문에 전혀 안한다. 반찬가게서 산 반찬 몇 개랑 참치, 스팸으로 늘 밥 먹고 어차피 치우는건 제 몫”이라며 “결혼 2년간 엉망인 집을 퇴근해서 청소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 정도 장거리 연애를 할 당시에는 아내가 직장 다녔기 때문에 ‘힘들어서 좀 지저분한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밤낮이 바뀐 탓에 부부관계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서로 대화도 전혀 안한다는 부부. A씨는 “대화를 하려해도 아내는 자려고 하거나 게임을 하고 있으니 매번 저 혼자 떠드는 기분”이라며 “부부관계에 기회가 있어도 아내는 저를 밝히는 동물 취급하면서 거부하는데 상당히 불쾌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혼 이야기를 꺼냈지만 돌아온 대답은 ‘게임을 줄이겠다’였다. A씨는 “이혼은 안하겠다면서 다시 게임에 빠져있다.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 하고 싶지 않다”라고 털어놓았다.
게임중독 통제 노력없음 입증필요WHO는 게임중독 판정 기준을 ‘지속성’과 ‘빈도’, 그리고 ‘통제’를 할 수 있느냐에 두고 있다. 단순히 게임중독이 이혼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안미현 변호사는 다만 “A씨 아내는 동거상태이긴 하지만 살림도 안 하고 부부관계나 대화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부부 공동생활의 본질이 깨진 거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결 가능한) 일시적이고 사소한 불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남편이 이혼 청구를 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 변호사는 “게임 중인 아내의 모습이나 정돈이 안 된 집 안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야 한다”며 “또 게임을 하면 아이템을 구매하기 때문에 현금 지출이 있을 테니 재산을 탕진한 거래 내역 등을 수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내가 게임중독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게끔 부양의 의무가 있는 남편이 심리 상담을 권하는 등 충분히 협조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결혼 생활 초기부터 장시간 컴퓨터로 포르노 동영상을 보고, 인터넷 채팅에 중독된 피고에게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는 판례를 들었다. 스포츠댄스에 빠져 이혼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배우자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거나, 배우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취미생활을 강행하거나, 아니면 그 취미생활로 인해서 가정생활을 소홀히 했다고 하면 그 취미생활로 인해서 이혼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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