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억원 ‘관광 잠수정’…19세 소년이 탔던 이유

1인당 3억원 ‘관광 잠수정’…19세 소년이 탔던 이유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3-06-24 07:21
수정 2023-06-24 10: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9세 소년 술레만, 탐사 직전까지 망설여
‘아버지의 날’ 겹쳐 부친 기쁘게 하려고 탑승
타이타닉 관광 잠수정 탑승자 ‘전원 사망’

이미지 확대
아들 술레만 다우드(왼쪽)와 아버지 샤하다 다우드의 모습. 엔그로 코퍼레이션 제공
아들 술레만 다우드(왼쪽)와 아버지 샤하다 다우드의 모습. 엔그로 코퍼레이션 제공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관람하기 위해 심해로 나섰다가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의 탑승객 5명이 전원 사망한 가운데, 관광객의 유족이 애끊는 심정을 드러냈다.

잠수정이 실종된 지 닷새만에 잔해로 발견됐다. 잠수정에 타고 있던 탑승자 5명 전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망자 가운데는 아버지와 함께 잠수정에 탔던 19세 소년도 있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NBC등 외신은 19세 희생자 유가족 아즈메 다우드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아즈메 다우드는 파키스탄 기업가 샤자다 다우드(48)의 누나이자 19세 소년 희생자 술레만 다우드(19)의 고모이다. 그녀는 동시에 동생과 조카를 잃은 애끓는 심정을 드러냈다.

아즈메는 특히 술레만이 탐사에 나서기 직전까지 망설였다는 점을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아즈메는 “술레만은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타이타닉 탐사를) 무서워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다 탐사 일정이 ‘아버지의 날’과 겹쳐 부친을 기쁘게 하려고 잠수정에 몸을 실었다. 그의 부친인 다우드는 타이타닉호 침몰을 둘러싼 이야기에 아주 관심이 많았다.

아즈메는 “진짜 나쁜 영화에 사로잡힌 것 같은 느낌”이라며 “그들(동생과 조카)을 생각하면 숨을 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미국 ‘오션 게이트 익스페디션즈’사가 제공한 타이탄 잠수정 이미지. AFP 연합뉴스
미국 ‘오션 게이트 익스페디션즈’사가 제공한 타이탄 잠수정 이미지. AFP 연합뉴스
“엄청난 압력으로 쪼그라들어…지구 표면 대기압의 380배”잠수정은 내파(외압에 의해 구조물 안쪽으로 파괴되는 현상)로 인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미 해안경비대 제1 해안경비대 사령관 존 마우거 소장은 5명을 태운 타이탄 잠수정이 “치명적인 내파”를 겪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는 타이타닉에서 약 1600피트(약 490m) 떨어진 곳에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다만 폭발이 언제 발생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폭발은 힘이 외부로 향하는 반면, 내파는 힘이 내부로 향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호주 시드니대 해양 로봇 공학 교수인 스테판 윌리엄스는 해저 3800m 아래에 위치한 타이타닉의 수심에서 압력은 지구 표면 대기압의 약 38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영화 ‘타이타닉’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 로이터 연합뉴스
영화 ‘타이타닉’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 로이터 연합뉴스
“111년 전 타이타닉호와 ‘기이한 유사성’”…영화 ‘타이타닉’ 감독도 충격영화 ‘타이타닉’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은 ‘타이탄’ 사고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캐머런 감독은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타이탄 잠수정의 비극은 111년 전 타이태닉호 참사와 ‘기이한 유사성’이 있다고 밝혔다.

캐머런 감독은 “타이타닉호 참사와 유사성에 충격을 받았다”며 “실제 타이타닉호 선장은 배 앞의 빙하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를 받았지만 달빛이 없는 밤에 빙원을 향해 전속력을 냈고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고를 무시한 매우 비슷한 비극이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다”며 “아주 비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사회의 많은 사람이 이 잠수정(타이탄)에 대해 매우 걱정했다”며 “심지어 많은 심해 잠수 공학계의 최고 전문가들이 회사에 서한을 보내 승객들을 태우는 것은 너무 실험적이고 인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또 심해 잠수정을 관광용으로 개발하면서도 제대로 된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타이탄 운영사 오션게이트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난파된 타이타닉의 잔해를 구경할 수 있는 잠수정 프로그램을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2350만원)에 판매해 왔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