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20ｍ 대형 보름달 띄운 아티스트 듀오 ‘프렌즈위드유’

“소원을 들어주는 달을 여러분 앞에 가져오게 돼 영광입니다. 슈퍼문 보면서 추억 만드시고 친구와, 이웃과 나눠주세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지름 20ｍ짜리 초대형 보름달을 띄운 아티스트 듀오 ‘프렌즈위드유’(FriendswithYou)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람객들에게 이같은 당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프렌즈위드유’ 멤버인 사무엘 복슨(미국)과 아르투로 산도발(쿠바)은 2002년부터 긍정적 메시지를 전파하자는 목표로 공동작업을 해왔다. 유머와 위트를 섞은 회화·조각·퍼포먼스 등을 선보이며 장르를 넘나든다. 이번에 선보이는 ‘슈퍼문’은 한국 전시만을 위해 제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복슨은 달을 소재로 고른 이유에 대해 “달은 지구와 가장 가깝고 인류와 중요한 관계를 맺어온 천체”라며 “꿈과 행복을 비는 상대인 달을 석촌호수에 띄워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하며 달표면 형상을 ‘떡방아 찧는 달토끼’로 여기는 한국의 전통에 매료됐다고 한다. 산도발은 “한국 전통문화와 디자인을 결합하려고 했다. 각자 문화는 다르지만 차이를 융합해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석촌호수에 떠오른 슈퍼문 주변에는 달 근처의 다른 행성을 상징하는 지름 4∼5ｍ짜리 조형물 8점도 함께 설치됐다. 석촌호수를 하나의 우주로 상정한 것이다. 해가 지기 1시간 전부터 오후 10시까지 슈퍼문의 조명을 밝히는데 모두 8가지 색상의 빛이 사용된다. 두 사람은 전날 밤 4시간 동안 여러가지 빛들을 조합해보며 신비로운 느낌을 주려고 애썼다고 한다.

복슨은 “일상에서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인 일에 집중하자는 의미로 조명을 사용했다. 단순한 색 변화를 넘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문은 재작년 가을 한 달간 석촌호수를 찾은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에 이은 롯데백화점의 공공미술 전시다. 슈퍼문이 떠있는 기간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는 ‘프렌즈위드유’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지하 1층에는 4ｍ짜리 대형 슈퍼문 조각이 설치된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