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서 150여년 전 화장실 터 나와
기생충 알, 가지, 오이 등도 다량 검출
오수,정화수 분리배출 현대 시설과 유사
유럽,일본 생활하수 처리 19세기말 정착
도심 상하수도 없이 일부 계층 사용 한계
경북궁 동궁 화장실 유적의 발굴조사 완료 후 전경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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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1868년(고종 5년)에 중건된 경복궁 동궁 남쪽 권역을 발굴 조사하다 현대식 정화조와 비슷한 대형 화장실 유적을 찾았다고 8일 발표했다. 동궁 권역 건물들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훼손됐고, 궁궐 내에서 화장실 유구(건물 자취)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발굴 조사 완료후 3D 이미지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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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시설 안에는 물이 들어오는 입수구 1개와 물이 나가는 출수구 2개가 있다. 북쪽 입수구 높이는 출수구보다 0.8m 낮다. 입수구로 들어온 물은 구덩이 속 분변과 섞이면서 오수를 분리해 궁궐 밖으로 배출한다. 가라앉은 분뇨는 발효되면서 악취가 줄고 독소가 빠져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물이 넘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분뇨를 퍼 나르는 관리 작업은 필요하다.
화장실 유구 하부 바닥석과 가장자리 밀봉토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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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유구에서 검출된 기생충 알(편충)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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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시설을 갖춘 화장실 유구는 백제 익산 왕궁리 유적과 고려 말 양주 회암사 유적에서도 나온 적 있다. 하지만 출수구만 있거나 입출수구가 모두 없는 등 지금과 같은 현대식 정화조 구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장훈 한국생활악취연구소장은 “150여년 전 당시로선 경복궁 화장실은 외국에도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실 유구 규모와 구조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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