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룬트갤러리에서 전시
이명호 ‘9분의 층위’ 연작.
이명호는 사진을 통해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확장 등을 꾸준히 시도해온 작가로, 미국 LA 장 폴 게티 미술관이 작품을 영구 소장하는 등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고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작인 ‘나무’ 시리즈는 현실의 나무 뒤에 흰색 대형 캔버스를 설치하고 카메라로 촬영해 나무 자체를 조명하는 발상으로 시선을 모았다.
기획자 김효원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팬데믹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작업의 결과물을 펼쳤다. 이명호는 유리로 만든 상자 안에 작은 들풀 사진을 프린트해 겹겹이 쌓은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사진은 결국 레이어와 레이어, 즉 층위와 층위의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시간의 층위에 따라 식물 이미지를 레이어드하니 마치 실재하는 식물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작은 들풀의 존재는 심각한 기후위기에 처한 인류가 지켜야 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정근 ‘쥐불놀이’
두 작가의 작업을 아우르는 공통점은 레이어다. 이명호는 유리와 유리를, 이정근은 오브제와 간유리를 층층이 겹쳤다. 이런 층위를 통해 존재, 삶, 관계, 예술에 대해 환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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