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정으로 무대 채우는 극단 소년… “평생 함께, 관객들과 소통할 거예요”

따뜻한 우정으로 무대 채우는 극단 소년… “평생 함께, 관객들과 소통할 거예요”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1-19 16:40
수정 2021-01-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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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 표지훈·최현성 서면 인터뷰
대학로 TOM 2관서 ‘올모스트 메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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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연예예술고 1기 졸업생들이 2015년 꾸린 극단 소년. 우정으로 뭉친 ‘소년’들은 꾸준히 작품을 올리며 극단 운영 및 활동에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다. 극단 소년 제공
한림연예예술고 1기 졸업생들이 2015년 꾸린 극단 소년. 우정으로 뭉친 ‘소년’들은 꾸준히 작품을 올리며 극단 운영 및 활동에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다.
극단 소년 제공
“우리는 오래된 친구, 하나밖에 없는 친구. 진실한 마음 하나로 서로를 이해하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소극장 안 작은 벤치와 가로등이 놓인 빈 무대를 노래 ‘오래된 친구’가 반복해서 채운다. 성격과 목소리는 달라도 마음과 대화가 잘 통하는 ‘꾸러기’들이 음악으로 자신들을 소개하는 듯해 자연스레 입꼬리를 올려 따라하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귀여운 작품이다. 이 공연을 더욱 장난스럽고 따뜻하게 만드는 건 극단 소년의 배우들 몫이다. 작품만큼 관심을 끄는 극단 소년, 이곳의 공동대표는 표지훈과 최현성, 한림연예예술고 1기 졸업생들이다. 아이돌 그룹 블락비에서 ‘피오’로 불리는 그 표지훈, 맞다.
극단 소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표지훈. 극단 소년 제공
극단 소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표지훈.
극단 소년 제공
그와 최현성, 이충호, 이한솔 등 1기 졸업생들이 2015년에 극단을 꾸렸다. 2016년 ‘슈퍼맨닷컴’, 2017년 ‘마니토즈’, 2019년 ‘소년, 천국에 가다’ 등 꾸준히 작품을 올리며 지금은 제작감독과 음악감독까지 더한 8명이 극단을 이끈다.

서면 인터뷰로 만난 표지훈과 최현성은 극단 소년에 대해 “학창 시절 인연이 20대 끝자락까지 이어지기까진 그야말로 ‘투닥투닥’의 연속이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약속 하나는 꼭 지키려고 한다”는 말로 소개했다.

표지훈은 “작품마다 역할을 나누긴 하지만 극단을 운영하기 위해선 모든 파트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미숙하더라도 의상, 무대 제작, 조명, 소품, 제작까지 서로 다양하게 의견을 낸다”면서 “함께 무대 제작도 하고 MD도 같이 만들어 팔기도 한다”고 했다.
극단 소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현성. 극단 소년 제공
극단 소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현성.
극단 소년 제공
‘올모스트 메인’을 고를 때도 의견 차가 있었고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솔이가 적극 추천했는데 경험해 보지 않은 옴니버스 형식과 주제여서 캐스팅 전에 다 같이 대본을 읽었어요. 몇 명이 반대하긴 했는데 다수 의견을 따라 작품의 힘을 믿고 공연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죠.” 최현성의 설명이다. “의견 충돌이 있어도 서로를 존중하고 개인 욕심을 내려놓고 다수로 가는 편이라 크게 충돌이 없는 팀”이라고도 덧붙였다.

“간혹 지각하지 말기, 회의에 열심히 참여하기, 피곤하다고 너무 예민해지지 않기 등 사소한 약속들도 있이 각자 컨디션에 따라 안 지켜질 때도 있다”면서도 “너그러운 마음과 사랑스러운 우정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서로를 이해하며 용서하고 잘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표지훈)는 답변에서도 서로를 챙기는 귀엽고도 끈끈한 우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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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소년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올모스트 메인’. 공연은 다음달 14일까지 이어진다. 극단 소년 제공
극단 소년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올모스트 메인’. 공연은 다음달 14일까지 이어진다.
극단 소년 제공
창문에서 우산을 쓰고 뛰어내리면 안 다칠 거라고 생각했다는 한 멤버의 경험을 그린 로고도 그들의 성격을 보여 준다. “소년 같은 호기심과 순수함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관객들에겐 극단 이름처럼 ‘나도 어렸을 때 저랬는데’라며 몽글몽글하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향력을 주는 게 저희의 숙제이자 끝없는 목표”라고 표지훈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림은 역시 한림연예고 동창인 송민호(그룹 위너 멤버)가 그렸다.

두 칸 띄어 앉는 휑한 극장에서도 공연을 멈추지 않는 소년들의 우정과 열정은 그들의 굳은 의지를 보여 주기도 한다. “평생 함께 가야 할 가족”(표지훈)이자 “전부”(최현성)라는 이들은 더 ‘오래된 친구’가 될수록 꾸준히 무대에서 만나고 그 시간을 관객들과 나눌 수 있기를 꿈꾼다.

“어느 극단보다 오래 함께 활동하고 친숙하고 대중적인 극단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다들 너무 바빠지거나 유명해지고, 각자 가족이 생겨도 1년에 한 번은 꼭 모여 다같이 작품을 올리며 꾸준히 오랫동안 같이 공연하고 싶어요.”(표지훈)

“저에게도 극단은 저의 전부고 모든 친구들이 소중한 식구예요. 누구 하나 비슷한 성격이 없는 8명이 모여 각자의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고 아낀 돈으로 소중하고 감사하게 매번 공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관객들께 오랫동안 즐거운 에너지를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할게요.”(최현성)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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