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력·종교가 정당지지율 움직인다?

부동산·학력·종교가 정당지지율 움직인다?

입력 2010-02-20 00:00
수정 2010-02-2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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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정치사회 지도-수도권편 】손낙구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 세세한 동네 자료…오아시스 만난 예비후보

나는 오는 6월2일 실시되는 기초의회 선거의 예비 후보다. 곧 시작될 예비선거운동을 준비하며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들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왠지 허공에 빈 주먹질을 하는 느낌이다. 동호회 현황, 자영업자 비율, 아파트, 단독주택 등으로 동네별 특성을 대충 감으로 때려잡아 살펴보긴 했다. 하지만 좀 더 구체성 있고 정확한 자료가 필요했다. 어디서 찾아야 하나.

# 강북같은 강남도 있네…지역단체들도 반가워

통계에 따르면 강남-강북의 양극화보다 강남 안의 양극화가 더 심각하다. 대치 1, 2동이나 압구정 1, 2동, 그리고 도곡 2동 등은 주택 소유율이 평균 78%인데 반해 같은 강남이면서도 역삼 1동은 20%, 논현 1동과 대치 4동은 25%, 일원 1동은 26%에 불과하다. 정치사회적인 목소리를 갖고 소외계층을 위해 단체활동을 해야 할 필요가 더욱 절실함을 방증하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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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명(名) 대변인이자 심상정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 숨은 조력자였던 노동운동가 손낙구(47)씨가 19년의 노동운동과 4년의 의원 보좌관 활동을 묶어 책을 내놓았다.

●1186개 읍·면·동까지 세밀하게 조사

‘대한민국 정치사회 지도-수도권편’(후마니타스 펴냄)은 무려 1660쪽에 걸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1186개 읍·면·동의 부동산 소유 여부와 형태, 학력 수준, 종교의 소유, 종류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통계를 담고 있는 정치사회 보고 백서다.

지금까지 시·군·구 단위에 머물러 있던 기초 자료의 영역을 구체적인 생활 단위, 행정 단위까지로 대폭 확장했다.

그는 여기에 근거해서 부동산-학력-종교가 투표율, 정당별 지지율과도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투표율이 높은 곳일수록 집 소유, 다주택 소유자, 아파트 거주자, 대학 이상 학력자, 종교 인구가 많고, 투표율이 낮으면 그 반대임을 보여준다. 또한 투표율이 높은 곳일수록 한나라당 득표율도 높으며 그 반대 역시 성립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예컨대 서울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송파구 잠실 7동의 투표율은 69%(2004년, 2006년 선거 평균)였다. 잠실 7동은 주택 소유율이 90%, 대학 이상 학력 89%, 종교 인구 67%다. 반면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인 구로구 가리봉 2동은 주택 소유 23%, 대학 이상 학력 23%, 종교 인구 45%다. 투표율은 45%에 머물러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도시가 야당 성향이 강하다는 ‘여촌야도(與村野都)’, 지방의 투표율이 높다는 ‘촌고도저(村高都低)’ 등 선거를 둘러싼 기존 개념이 바뀐 사실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저소득층, 노동자, 농민 등이 ‘계급 배반 투표’를 하고 있다는 기존의 분석에 대해서도 맞지 않다고 역설한다. 계급, 계층에 충실한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통계·자료 토대로 실천과제 제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계급 투표의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 이는 민주화 이후 학습의 결과이고 유권자의 투표 행태가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일부의 증거일 것”이라면서 “이를 전부인 양 이야기하며 저소득층의 사회경제적 문제에만 집중한다면 오히려 중산층의 야당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손씨는 “통계와 자료를 갖고 현실을 제대로 따져 보고 싶었다.”며 “이를 토대로 해결 대안을 만들고 공동의 실천과제를 제시하려 했다.”고 말했다. 2005년 11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10만원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2010-02-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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