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6월 6일, 역사상 가장 길었던 그날의 기억

1944년 6월 6일, 역사상 가장 길었던 그날의 기억

입력 2014-11-15 00:00
수정 2014-11-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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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코넬리어스/라이언 지음/최필영 옮김/일조각/496쪽/2만 8000원

“나를 믿게. 침공이 시작된 이후 24시간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될 걸세. 독일의 운명은 그 24시간 동안 어떻게 싸우는가에 달려 있다네. 독일에도, 연합군에게도 그날은 세상에서 가장 긴 하루가 되겠지.”

인류 역사상 가장 긴 하루였던 1944년 6월 6일. 전쟁사를 통틀어 가장 극적인 장면이 담긴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단행됐다. ‘디데이’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다룬 서적 가운데 고전으로 꼽히는 책으로 단순히 전쟁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전쟁사라기보다 전쟁을 몸으로 치른 많은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다. 낯선 전장에 몸을 던진 연합군 군인들, 침공하는 연합군에 맞선 독일 군인들,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히틀러의 도박을 끝내려고 전장의 한복판에 있었던 프랑스 레지스탕스 대원과 민간인들의 입장에서 풀어낸다.

1943년부터 데일리텔레그래프의 종군기자로 2차 세계대전의 전장을 직접 취재했던 저자는 1956년 디데이에 대해 본격적인 자료 조사를 시작했다. 디데이에 참전한 사람들, 상륙작전 현장에 있던 생존자를 찾아 3년에 걸쳐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700여명을 면담했으며 이 중 383명의 경험담이 본문에 녹아 있다. 면담자들이 제공한 전투지도를 비롯해 너덜너덜해진 일기장, 사후 검토보고서, 상황일지, 전문, 근무 명령서, 사상자 명단, 개인적인 편지와 사진 등 다양한 공적·사적 기록을 참고했다. 대규모 전쟁을 기획하는 과정, 부하의 목숨을 담보로 결정을 내리는 지휘관의 고뇌, 전장의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용기와 인간의 한계를 증언을 토대로 짜임새 있게 그려 낸 저자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과 그날이 오기까지의 과정을 사실에 근접하게,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필력으로 담아낸 책은 1959년 초판이 나온 이후 2차 세계대전을 대표하는 고전이 됐으며 지금까지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2014-11-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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