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입력 2024-02-16 01:21
수정 2024-02-1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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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수마나 로이 지음, 남길영·황정하 옮김, 바다출판사)

“먼 옛날에는 분명 사람도 나무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며 나무와 같은 시간을 살았을 것이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누군가 태어나고 무언가 시작할 때마다 나무를 심었다.”

2008년 맨 아시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은 인도 시인이자 소설가가 스스로 ‘나무 되기’를 꿈꾸며 나무를 경험하고, 나무에 대한 각종 경서를 탐독하며 써낸 에세이. 인도의 계급 양극화와 명예 살인,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에 기민하게 목소리를 내 온 그는 나무의 리듬과 본성에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과 삶의 태도를 찾아 나간다. 359쪽. 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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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시민을 위한 동물지리와 환경 이야기(한준호·배동하·이건·서태동·김하나·이태우 지음, 롤러코스터)

“몸에 구더기가 끓게 하는 것, 항문 주변 위 피부를 도려내는 것, 나아가 인간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종을 만들어 낸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폭력적일까요?”

‘최지선’(최선을 다하는 지리 선생님 모임)의 교사들이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책.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고통받으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적극 분투하는 동물, 인간에게 희생당한 동물을 전면에 소개한다. 동물이 인간과 함께 생태 환경을 만들어 가는 주체임을 각인시키며 공존의 미래를 모색한다. 348쪽. 1만 7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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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동자의 모험(배명은·구슬·은림·전효원·이서영 지음, 구픽)

“침묵의 세상을 깨고, 피에 젖은 깃발을 올리라는 게 직장에서의 주문 아니었던가. 그러려면 오늘 내가 만난 아름다운 소녀는 프록코트 청년의 손이 아니라 피에 젖은 깃발을 손에 쥐어야만 했다.”

노조 활동을 하다 사고사한 망자를 만나고서야 그동안 착취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삼도천의 뱃사공부터 산업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웹소설의 단역 노동자에 빙의된 회사원까지. 다섯 명의 장르소설 작가가 이 시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장르적 기법으로 풀어낸 기묘한 단편소설들을 엮었다. 앞서 정보라, 곽재식 등 장르소설의 작가들과 협업한 구픽의 여섯 번째 앤솔러지(문집)다. 256쪽. 1만 4800원.
2024-02-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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