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바츨라프 스밀 지음/이한음 옮김/김영사/428쪽/2만 2000원
크기는 만물의 척도·세상의 작동 원리… 풍요가 현대 사회 성장·팽창 부추겨저자 바츨라프 스밀
인간은 이처럼 물리적이고 개념적인 ‘크기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는 인류가 생각하고 관찰하고 접하고 다루는 크기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크기가 어떻게 기능하고 어떻게 일상을 지배하는지 조목조목 파헤치고 있다.
사진 위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돔이다. 돔의 내부 지름이 무려 43m에 달한다. 사진 아래는 로마의 템피에토다. 돔의 내부 지름이 4.5m에 불과하지만 완벽한 비례를 중시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양식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관광객 대부분이 방문하는 곳은 거대한 돔을 가진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다.
김영사 제공
김영사 제공
크기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의문도 생긴다. 현대 세계는 왜 큰 것에 집착할까? 클수록 우월할까? 무한한 성장은 가능할까? 우리는 어떤 크기를 기준으로 삼고, 어떤 크기에 감명받을까? 책은 이런 의문들에 하나하나 답을 준다.
하지만 연필은 손에 쥘 수 있어야 하고, 숟가락도 입의 크기에 맞아야 쓸 수 있다. 가구도, 집도, 건물도 마찬가지다. 크다고 다 좋을 순 없다. 사람도 그렇다. 키가 클수록 연평균 소득 등은 증가하지만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기대수명도 1㎝ 커질 때마다 0.4~0.63년 줄어든다.
저자는 1장에서 크기의 역할을 개괄한 뒤 2장에서 인간이 크기를 어떻게 지각하는지 알아본다. 3장에선 크기 사이의 관계인 비례, 대칭, 비율, 황금비 등을 살피고 4장에선 인체공학 등 크기의 설계를 통해 크기의 팽창과 한계에 관해 짚어본다. 5장과 6장에서는 키나 체중 등이 다른 크기로 변할 때 인간과 동물, 기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7장과 8장에선 각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부 등 크기의 분포에 관해 파고든다.
2024-07-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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