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사랑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이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일 것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고 맞장구를 쳐주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의무 가운데 하나지요. 고운 말 차림표의 네 번째 메뉴는 ‘애덕을 가지고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자’입니다.
이쪽에서 한참 자신의 말을 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건성으로 듣거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는 모습을 보면 슬프고 서운한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또한 내가 무슨 말을 열심히 하는데도 상대방이 아무런 대꾸 없이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것도 맥이 빠지고 무안한 일이지요. 종종 저를 찾아오는 부산의 주부들은 무슨 말을 해도 남편이 하도 응대를 안 해주니 삶의 재미가 없다고 하소연하곤 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제가 고 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시고 부산에 있는 가르멜 수녀원(지금은 밀양으로 옮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객실에 나와 있던 십여 명의 수녀가 하도 추기경님의 말씀을 정성스레 들으며 “오오!” “네에!” “어쩌면!” 등 그야말로 감탄과 사랑의 맞장구를 잘 치니 추기경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수녀들이 전심을 다해 듣는 태도가 정말 감동이네. 하도 맞장구를 잘 치니 그만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속 이야기까지 다 하게 되고…. 얼떨결에 다음 방문 약속까지 하고 말았지 뭐야.”
언젠가 한번은 제가 고 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시고 부산에 있는 가르멜 수녀원(지금은 밀양으로 옮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객실에 나와 있던 십여 명의 수녀가 하도 추기경님의 말씀을 정성스레 들으며 “오오!” “네에!” “어쩌면!” 등 그야말로 감탄과 사랑의 맞장구를 잘 치니 추기경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수녀들이 전심을 다해 듣는 태도가 정말 감동이네. 하도 맞장구를 잘 치니 그만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속 이야기까지 다 하게 되고…. 얼떨결에 다음 방문 약속까지 하고 말았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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