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파문뒤 복귀 이호재 서울옥션 대표
“디자인 경매를 4월쯤 새로 시작해 미술시장의 폭을 넓힐 계획입니다.”이호재 서울옥션 대표
미술계의 ‘큰형님’이 돌아왔다고 해야 할까. 2005년 서울옥션에 출품됐던 이중섭 작품이 위작으로 판명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호재(55) 가나아트센터 회장이 서울옥션 대표로 지난 22일 다시 선임됐다. 이 대표는 이학준 현 서울옥션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신사업 부문을 책임진다.
그의 복귀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서울옥션의 위기감과 무관치 않다. 한국 근현대미술품 사상 최고가인 45억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가 진품이란 법원의 판결을 받으면서 마음이 가벼워진 덕분도 있어 보인다.
서울옥션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아시아 경매회사로는 최초로 홍콩에 진출해 현지에서 경매를 시작한 탓이 크다. 홍콩 진출을 직접 결정했다는 이 대표는 “10년간 서울옥션을 통해 그림을 1점이라도 산 사람 숫자가 겨우 1200명이다. 1억원 이상을 받는 고액연봉자가 국내에 10만명이 넘는다는데 이들을 미술시장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얼마나 했나라는 반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미술 경매 역사가 12년이 되면서 경매 자체가 지루해져 미술 시장 발전을 저해했다고 이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가구, 의자, 공예 등 디자인 경매로 미술 경매 경험을 사람들이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도 경매 시장의 또 하나의 품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와인, 시계, 보석 등은 기존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1-2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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