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조국… 사과는 뒷북, 민심 걷어차는 민주당

입력 : ㅣ 수정 : 2020-02-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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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털’ 금태섭 “조국 수호 선거 안돼”
김남국 “금 의원과 경쟁” 출마 고집
이인영 “칼럼 고발 반성” 유감 표명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김남국 변호사가 출마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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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김남국 변호사가 출마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는 열성 지지층과 당권파가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며 ‘조국 대 반조국’, ‘윤석열 총선’이라는 치명적인 총선 프레임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잇따른 내부 악재에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출마자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민주당은 하루 종일 서울 강서갑 출마를 굽히지 않은 김남국 변호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조국백서’의 필자로 참여한 김 변호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금태섭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르겠다면서 잡힌 ‘조국 대 반조국’ 구도는 더욱 악화됐다. 당원들은 김 변호사를 지지하는 그룹과 금 의원을 응원하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금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을 위해 제가 (김남국을)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또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면서 “강서갑이 19대 총선 때 노원갑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노원갑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정봉주 전 의원이 2012년 19대 총선에서 피선거권 제한으로 출마할 수 없게 되자 함께 팟캐스트 ‘나꼼수’를 진행하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공천했다가 막말 파문으로 논란이 됐던 일을 의미한다.

금 의원의 반발 강도가 세고 당의 우려가 깊어지면서 지도부는 김 변호사에게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변호사는 오후로 예정됐던 출마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금 의원님께서 의원총회에 들어가신 이후에 저에게 출마를 포기하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2030세대 청년들에게 내 자리라도 내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금 의원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며 출마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조국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후원금을 모아 추진된 조국백서추진위원회의 필자로 참여하면서 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금 의원 지역구인 강서갑은 금 의원 외에 여러 예비후보가 있었지만 경선 지역이 아닌 추가 후보 공모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에 기권표를 던지는 등 당론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온 금 의원을 찍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더욱이 조 전 장관을 절대적으로 옹호한 김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그를 영입한 당권파의 의중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는 일단 김 변호사의 출마는 개인 판단이라며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강서갑 사태에선 이번 총선에 임하는 당권파의 시각이 잘 드러난다. 일각에선 이해찬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공천권이 달려 있어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의 헛발질이 계속되면서 보수 야당의 통합 등으로 긴장감이 커진 예비후보들 사이에 이대로 가다간 지도부 때문에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사태에 대해 지난 17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자격으로 대리 사과했지만 정작 이 대표는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된다.

그러자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날 본회의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반성하겠다”며 “검찰개혁, 집값 안정, 그리고 최근 임미리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민주당은 이 원내대표가 사과했기 때문에 대표급의 사과는 이것으로 정리됐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공천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자평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20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설 계획이지만 선거를 뛰고 있는 의원들 사이에 위기감은 크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일련의 사태들이 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때로는 이런 사건들이 각자의 고집과 각자 목적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는데 이럴 때 당 지도부는 빨리 막을 수 있는 건 막고 키울 건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과거 노인 폄하 발언이나 김용민 사태 등을 보면 선거 직전까지 지도부 말 한마디에 표심이 크게 오갔다”며 지도부 발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무리하게 검찰을 공격하면서 ‘윤석열 총선’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지난달 초 윤 검찰총장 직계 정리부터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 물갈이, 공소장 비공개 방침 등 추 장관의 검찰개혁이 공감대를 얻기도 전에 논란부터 증폭시키자 자칫 총선에까지 불똥이 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매우 어려운 선거가 됐다. 당이 반전을 꾀해 이미지 변신을 한다면 법무장관 교체까지도 생각해 봐야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 “결국 이번 선거는 최대한 방어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제발 조국 프레임으로 엮지 말아 달라”면서 “추 장관은 추 장관의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총선 국면이다 보니 다들 좀 소극적으로 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검찰개혁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20-0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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