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자의 조언
시나리오 작가 이명우(가명·34)씨는 변비가 심해 5일에 한 번 정도 화장실을 찾기도 했고, 화장실만 들어가면 ‘함흥차사’가 됐다. 아무리 용을 써도 배변이 안 되는 까닭이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에다 한 번 시작하면 몇 시간씩 일어나지 못하는 시나리오작업 때문에 2∼3년 전부터는 가벼운 치질증상이 보였다. 피곤하면 항문이 묵직하게 아리다가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더니 몇 달 전부터는 힘들게 배변을 한 후면 항문 조직이 밖으로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난 연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셨다.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별 도리가 없었다.그러다가 사달이 났다. 보름 전 쯤, 아기 주먹만한 덩어리가 항문 안팎을 꽉 채운 듯한 느낌이 들어 살펴봤더니 변기가 온통 새빨간 피로 가득차 있었다. 송곳으로 꾹꾹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도 느껴졌다. 좌욕을 해봤지만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고, 밤에는 몸살을 앓듯 열도 났다. 더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은 이씨는 “악화된 치핵 때문에 항문 조직이 괴사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아 이젠 편하다는 이씨는 “미루다가 병을 키웠다.”고 자책했다. 수술 후 이씨는 매일 좌욕을 하며 ‘항문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김도선 원장은 “치질도 초기에 치료받으면 수술 없이 완치할 수 있다.”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다 말겠지.’하다가 증상을 악화시켜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치핵 근치수술 말고도 부식제를 이용한 주사경화요법, 결찰술, 레이저치료는 물론 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절제술이나 치동맥 결찰술도 활발하게 이뤄져 한결 손쉬운 치료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02-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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