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베일 벗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 가보니

[커버스토리] 베일 벗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 가보니

입력 2014-01-11 00:00
수정 2014-01-1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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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서울’이여 깨어나라!

우리나라 공공건축물로는 역대 최대의 예산(총 4840억원)이 투입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가 논란 속에 베일을 벗었다. DDP의 운영 주체인 서울디자인재단은 공식 개관을 70여일 앞둔 10일 내부 기물을 들이기 전의 온전한 공간을 언론에 공개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3월 21일 개관을 앞두고 10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 건물 내부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오는 3월 21일 개관을 앞두고 10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 건물 내부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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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 전경. 5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공공건축물로서의 기능이나 향후 운용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 중구 을지로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 전경. 5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공공건축물로서의 기능이나 향후 운용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오는 3월 21일 개관 예정인 DDP는 세계 건축계의 핫 아이콘으로 꼽히는 이라크 출신의 영국 여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 대지 면적 6만 2692㎡, 연면적 8만 6574㎡로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다. 각기 다른 모양의 알루미늄 외장 패널 4만 5133장이 사용된 건물 외관의 면적만 따지면 일반 축구장의 3.1배나 된다. 백종원 재단이사장은 “DDP는 ‘시민이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을 최고 가치로 삼아 디자인과 창조산업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DDP가 역사성을 무시한 채 들어선 건축물이라는 비난을 무마할 만큼 공공건축물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재단 측의 구상대로 운영면에서 100% 자립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기이한 외관만큼이나 내부 공간의 생경함이 문제로 지적된다. 건물이 지하 3층, 지상 4층이라고는 하지만 비정형 건축물의 특성상 층간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거대한 공간의 동선이 끝없이 연결되다 보니 입구가 24개로 분산돼 있다. 재단 측은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간송미술관 소장품전을 기획하고 디자인스포츠전 등 개관 초기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할 기획전을 마련했다. 그러나 연간 30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는 “DDP를 짓는 데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이 들었다지만 실제 땅값까지 계산한다면 1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운영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초대형 건물을 지으면서 역사성과 경제산업적 중요성을 무시하고 구체적 건물 활용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어마어마한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공간 배분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 자명하다”는 우려와 함께 “이제 와서 부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지금이라도 주변 지역의 역사성을 살리고, 패션지구의 산업적 맥락을 짚어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는 자산활용 계획과 공간 운용 방안을 세심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2014-01-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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