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주자별 득실 셈법

대선 예비주자별 득실 셈법

입력 2010-01-11 00:00
수정 2010-01-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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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은 차기 대선 예비주자들의 정치적 입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종시 수정에 대한 주자별 찬반 입장이 워낙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향후 이 문제가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어느 한 진영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일단 부처이전 백지화 및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 건설을 골자로 한 수정안 자체만 놓고 보면 수정 찬성론자가 유리하고, 반대론자가 불리한 형국이다.하지만 향후 여론의 흐름에 따라 수정안이 탄력을 받을 수도, 좌초될 수도 있어 현재로선 승부를 단언키 어렵다.



 최대 관심은 외견상 양 대척점에 서 있는 정운찬 총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운명이다.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작업의 총대를 메고 있고, 박 전 대표는 ‘원안 플러스 알파(α)’ 입장을 고수하며 반대 진영의 최일선에 자리잡고 있다.

 정 총리 입장에선 세종시 수정안이 관철될 경우 명실상부한 여권의 차기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지난해 ‘9.3 개각’때 총리에 깜짝 발탁되면서 야당 주자군에서 일약 여권의 주자군에 합류한 뒤 그 위치를 더욱 굳힐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세종시 수정이 불발될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을 정 총리가 상당부분 떠안아야 한다.차기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국면전환 차원에서 ‘중도하차’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표로서는 세종시 수정이 탄력을 받으면 지금의 독보적 위상이 다소 흔들릴 수도 있다.현재 30%를 웃도는 압도적 지지율을 자랑하며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지만 지금과 같은 독주는 장담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온다.

 물론 일각에선 끝까지 자신의 원칙과 신뢰를 지켰다는 점에서 또 다른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반면 세종시 수정이 무산되면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은 더욱 확고부동해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여야를 넘어 힘의 중심이 박 전 대표에게 더욱 쏠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논의과정에서 일부 부처가 이전해 가는 식의 어정쩡한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 경우 서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몽준 대표는 향후 당내 논의과정에서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전망이다.

 “토론을 거쳐 수정당론을 채택하자”는 친이(친이명박)와 “당론 채택은 당론 뒤집기”라며 반발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 사이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경우 정치 현안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으나 그가 평소 세종시 수정론자인 데다 여권의 복잡한 역학구도를 감안할때 수정안 관철시 입지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부처 이전에 반대해 온 김문수 경기지사도 수정안 관철시 상대적 혜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세종시 기업혜택 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터라 마이너스 요인도 없지 않다.

 이에 반해 충남지사직을 중도사퇴하고 야인으로 돌아간 이완구 전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이 탄력을 받지 못하면 적어도 충청권에서는 ‘맹주’로 부상할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민주당 주자들의 경우 세종시 수정안이 관철되면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겠지만 그렇다고 수정안 불발시 모든 공을 차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애초부터 여야 대결 못지않게 ‘정운찬 vs 박근혜’, ‘친이 vs 친박’ 구도가 형성된 터라 수정안 무산시에도 온전한 과실을 따 먹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먼저 정세균 대표는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미디어법과 예산안.노동법에 이어 3번 연속 여당에 밀리는 것으로 간주돼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지도력에 상처를 입으면서 당내 비주류측의 조기전대 압박 등 후폭풍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당 대표로서 수정안을 무산시킬 경우 당내 입지가 강화되면서 야권의 차기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손학규 전 대표는 현재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고,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당밖에 머물러 있어 두 사람 모두 손익계산이 쉽지 않다.

 다만 두 사람은 세종시 수정 무산시에도 정 대표와 경쟁관계 등 당내 복잡한 역학구도 속에서 일면 반사이익을 누릴 공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다 지방선거 전 정치복귀가 점쳐지는 손 전 대표와, 역시 지방선거 전 민주당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정 의원이 세종시 국면에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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