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대부분 부정적…“열린다면 ‘대타’ 가능성”
한나라당 내에서 지도부를 교체하는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이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주목된다.조기전대론 자체가 현 정몽준 대표 체제의 ‘불안정성’과 올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인 만큼,당내 영향력이 막강하고 또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 전 대표의 거취에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그러나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박 전 대표는 설사 2,3월에 조기전대가 열린다고 해도 참여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친박(친박근혜)측은 우선 박 전 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세종시 정국의 엄중함을 그 이유로 든다.
정치적 내상을 각오하면서까지 여권 주류와 ‘강대 강’ 대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기 전대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해석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국민 지지는 ‘바른 정치’ ‘정도 정치’에서 나오지,조기전대와 같은 깜짝 쇼는 오히려 더한 불신을 초래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도 조기전대 참여에 부정적 이유 중 하나다.
차기 대선이 2012년 12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당권을 잡는다면 2012년 4월에 열리는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조기전대에서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선주자는 선거일전 1년6개월 이후 선출직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당헌 규정상 그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 심판 성격이 강한 지방선거에 참패할 경우,책임론이 불거질 것이 뻔한 데도 박 전 대표가 ‘볏짚을 들고 불속으로 들어가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조기전대가 열릴 경우 박 전 대표를 대신해 친박 인사 중 한 명이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데에는 친박측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앞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부딪힐 일이 많을 것인만큼,당권이라는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친박측에서는 ‘대타’로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6선의 홍사덕 의원 그리고 현재 당 최고위원인 허태열 의원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7월 또는 8월에 열릴 정기 전당대회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차기 대선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 스스로는 당권 의지를 밝히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2012년 대선을 생각해서라도 주변 (친박의원들)이 그렇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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