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미서 ‘꽝!’ 소리 후 선체 기울어

함미서 ‘꽝!’ 소리 후 선체 기울어

입력 2010-04-07 00:00
수정 2010-04-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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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이 밝힌 천안함 사고당시 및 구조상황

국방부는 7일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침몰한 천안함의 사고발생 상황을 발표했다.

 천안함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께 선체 후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충격을 받고 갑자기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해경과 해군에 의해 구조작업이 급박하게 진행됐다.

 국방부가 밝힌 사고발생 및 구조상황을 정리했다.

 ●사고 발생 상황

 1천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도 서남방 2.5㎞에서 북서 방향으로 6.3노트(시속 11.7㎞)의 속도로 기동하던 중 후미에 충격을 받고 침몰하기 시작했다.

 함미에서 ‘꽝! 꽈-아앙’이라는 소리가 1-2초간 났고 정전과 더불어 일부 격실에 기름,해수가 유입되면서 갑자기 선체가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졌다.

 천안함은 전날 백령도 인근에서 풍랑주의보 발효로 대청도 동남방에 피항해 있다가 이날 새벽 기상이 좋아지면서 오전 8시20분께부터 정상적인 작전임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천안함 승조원 104명 가운데 29명은 오후 8시부터 야간 당직근무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인원은 사고 당시 침실,식당 등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다.

 당직근무에는 함교 7명,전투상황실 7명,통신실 2명,상비 탄약고 3명,기관조종실 6명,유도조종실 1명,디젤기관실 2명 등이 각각 투입돼 있었다.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이날 오후 9시5분께 함내 순찰을 마친 뒤 함장실에서 컴퓨터에서 메일 및 게시판을 검색하고 전술지휘체계(KNTDS) 화면을 확인하다가 사고를 인지했다.

 그는 사고 발생 직후 충격으로 한때 함장실에 갇혀있다가 통신장 등 승조원 4-5명이 내려준 소화호스를 허리에 묶고 좌현 갑판으로 탈출했으며 그곳에는 다른 승조원 20여명이 모여있었다.

 그때 이미 함미 연돌 뒤쪽 부분은 침몰해 보이지 않았고,갑판에서는 기름 냄새가 약하게 나고 있었다.

 ●구조 상황

 함장인 최 중령은 갑판으로 올라온 직후 함정 내부에 갇힌 승조원을 구출할 것을 지시하고 작전관에게 인원파악과 함께 구조함 접근시 승조원들이 내릴 수 있는 곳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승조원 6명은 허리,어깨 등의 부상으로 동료의 부축을 받거나 업힌 채 갑판 위로 올라오는 등 모두 58명이 차례로 구조됐고,함장은 고속정이 올때까지 승조원들에게 그대로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함장은 오후 10시32분부터 10분간 제2함대사령부 22전대장으로부터 전화를 걸려와 사고상황 및 구조인원을 보고한 뒤 고속정과 구조용 고무보트(RIB)를 신속히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해군 고속정과 해경함,관공선 등이 동원돼 구조작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해군 고속정 편대 5척이 사고현장에 10시32분에 도착해 천안함 전자광학 추적장치(EOTS)에 줄을 결속한 뒤 구조작업에 나섰다.

 고속정 이용시 함정이 흔들림과 실족의 위험성을 고려해 해경 RIB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해군의 구조요청을 받은 해경 501함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0시38분.

 501함은 RIB 2척을 이용해 천안함에 접근해 30분간 먼저 19명을 구조한데 이어 오후 11시8분부터 5분간 나머지 36명을 추가로 구조하면서 58명에 대한 구조는 오후 11시13분에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어업지도선인 ‘인천 227호’도 천안함에서 환자 2명을 구조한 뒤 백령도로 후송했다.

 해군 군함들은 구조작업 직후 천안함 침몰 지역을 수색하기 시작했고,해경 501함에 타고 있던 승조원들은 또다른 초계함인 성남함으로 옮겨진 뒤 다음날 오후 2시께 해군 2함대사령부가 있는 평택함에 도착했다.

 ●‘좌초’로 보고됐나

 2함대 상황장교(진 모 대위)는 포술장이 다급해하며 빨리 구조해 달라는 뜻의 말을 하면서 ‘좌초되었다’고 해 ‘좌초되었냐’라고 반문,‘좌초’라고 진술했다.

 천안함 포술장은 당황해 빨리 구조해달라는 말을 했으나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 못한다고 진술했다.

 오후 9시30분 2함대 지통실 당직사관은 천안함 전투정보관으로부터 ‘천안함이 백령도 근해에서 조난되어 함정이 침몰되고 있으니 빨리 지원병력을 보내달라’는 전화를 수신했다.

 오후 9시32분 지통실장에게 보고 후 인천해경에 전화해 ‘현재 백령도 서방 우리 함정에서 연락이 왔는데 좌초 얘기가 나오고 있다.일단 급한 상황이니 인근에 있는 해경 501함정,1002함정을 백령도 서방으로 빨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 사용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후타실에 왜 있었나

 후타실은 배의 엔진과 스크루가 연결되어 방향을 잡는 조타장치가 있는 곳으로 평소 승조원들의 운동공간(역기 4개,윗몸일으키기 2개,헬스 자전거 2대,바벨 10개)으로 활용된다.

 긴급상황 발생 때에만 장교와 함께 병력이 투입된다.사건 발생 때에는 3명의 하사와 병장,일병 등 5명이 운동을 한 것으로 추정돼 긴급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TOD 녹화 제대로 됐나

 해병 6여단의 TOD 자동녹화 기록을 확인한 결과,오후 9시2분26초에에서 3초간 천안함 정상기동 장면,오후 9시22분38초에서 1분1초간 함미와 함수가 분리된 장면,오후 9시23분40초에서 43분43초간 함수 침몰 장면을 발견했다.

 폭발 또는 충격 장면은 초병이 ‘꽝’ 소리를 듣고 나서 소리 나는 방향으로 TOD를 전환했으나 버튼을 늦게 작동시켜 녹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자에게 함구령 내렸나  함장은 오후 11시13분 천안함을 이함,해경정에 구조된 뒤 부장(소령)에게 ‘지금은 대원들이 정상상태가 아니니 임의로 상황을 해석해 전파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부장은 기관장(대위)에게 휴대전화를 회수 보관토록 지시했다.대부분 함정에 두고 내렸고 간부소지 휴대전화 5개만 회수했다.

 생존자 전원을 상대로 확인 결과 사실 은폐를 위한 함구령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순직자 사체에 관통상 있나

 고 남기훈 상사의 사체 검안 결과 안면부 위아래 턱뼈 골절,우측 팔 상부 골절,좌측 팔 상부 근육이 찢어졌다.익사시에 관찰되는 코와 입 주변에 거품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사체는 관통상이 아니라 골절 내지는 찢기는 상처가 있었다.

 또 함정 내에는 승선장병 검문검색으로 유해 물품 반입이 불가능하며 파견,최근 전출자 등 미승선 인원을 확인한 결과 기강에는 특이사항이 없었다.내부 인원에 의한 사건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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