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수행에 들어가면 제재할 뚜렷한 근거 없어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특히 이 당선자가 7월 1일 취임식과 함께 직무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혀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이 당선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민이 뽑은 도지사가 도민의 열망이 담긴 사업을 전진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직무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아 취임과 함께 직무정지 위기에 놓여 있다.
지방자치법은 현직 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부단체장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직무대행만 규정해 놓았을 뿐 단체장의 직무정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이 법 적용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방자치법 입법취지는 해당 자치단체장이 그 직위를 가지고 비리를 저질렀을 때 옥중결재를 막자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는 게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거들며 이 당선자 지키기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8일 춘천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현행법은 현직 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직무를 대행하도록 한 것으로,이 당선자는 권한대행 사유가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행정안전부는 시각이 다르다.이 당선자 측과 완전히 상반된 유권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당선자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기에 부단체장이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는 태도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법 조항에 직무정지라는 표현은 없지만,권한대행 규정이 있어 직무정지로 해석해야 한다”며 직무정지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관계자는 “취임식과 업무보고 등에 대한 규정도 법 조항에 없어 자체적으로 유권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자 측과 행안부 사이에서 강원도는 난감한 표정이다.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고민이 많다.
일단 실정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당선자 취임과 함께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이 당선자가 직무수행에 들어가면 이를 막을 뚜렷한 근거도 없어 난처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강원도는 행안부가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행안부는 강원도가 주도해 행정처분 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 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 74조는 부단체장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대행을 하거나 하지 아니하게 될 때에는 즉시 지방의회에 통보하고,시·도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시·군·자치구는 시·도지사에게 즉시 보고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2005년 지방자치법 권한대행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은 위헌 4,합헌 4,별개의견 1로 헌재의 의견이 갈리면서 기각됐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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