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장교에 “이 싸가지 없는 X아”…군 하극상 심각

女장교에 “이 싸가지 없는 X아”…군 하극상 심각

입력 2010-10-07 00:00
수정 2010-10-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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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상관 폭행협박,지시불이행 등 군대 내 하극상으로 인한 징계건수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신학용(민주당) 의원이 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각 군별 복종의무 위반자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육군의 하극상 징계 대상자들은 2007년 4천641명에서 2008년 5천557명,2009년 7천290명으로 급증했고,올해 상반기에도 3천828명에 달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해군은 2007년 13명,2008년 37명,2009년 55명으로 늘어나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12명으로 줄었다.공군은 2007년 5명,2008년 5명,2009년 3명,올해 상반기 1명으로 하극상 징계 건수가 미미했다.

 육군 징계자를 유형별로 보면 지시불이행 징계자가 2007년 3천613명,2008년 4천547명,2009년 6천42명,올해 상반기 3천244명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상관 폭행협박은 2007년 924명,2008년 897명,2009년 1천162명,올해 상반기 529명이었다.

 항명죄로 징계받은 군인은 2007년 104명,2008년 113명에서 2009년 86명으로 약간 감소했다가 올해 상반기 55명으로 다시 늘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2007년 8월28일 박모 중령은 고모 대령이 주관한 회식 자리에서 고 대령에게 ‘계급장 떼고 한판 합니까’라고 말하는 등 모욕을 줘 징계를 받았다.

 손모 중위는 2008년 6월 상급자인 여군 장교에게 전화통화를 하면서 “너 몇살이냐? 이 싸가지 없는 X야”라며 욕설을 해 근신 처분을 받았다.

 정모 원사는 작년 4월29일 부대 회식 중 대대장에게 ‘OO아,한00’라며 2~3회 이름을 불러 상관을 모욕하고 작전과장 가족(여성)의 손목과 어깨를 잡아 본인의 옆 자리에 앉게 한 후 포옹을 하면서 ‘우리 이쁜이 앉아서 술 한잔 따라줘’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

 올해 4월16일 송모 준위는 상급자인 박모 준위가 장비 인수인계를 하면서 장부를 던지고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폭행하고 쇠파이프를 들고 약 30분간 쫓아다니며 위협했다.

 이 밖에도 ‘로또 당첨되면 몇십대씩 때리고 전역하겠다’,‘씨발 김OO,죽어버려야지,유서에 니 이름 적는다’라며 언어 폭력을 행사한 사례도 있다.

 신학용 의원은 “하극상이 영관급 장교에서부터 준사관,부사관,병사,심지어 군무원까지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간부와 사병 모두 군 기강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옛날과 달리 IT기기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과 이동전화를 이용해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사병들은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상관을 모욕하고 비방하기도 하고,간부들은 이동전화를 이용해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상관을 협박하는 사례가 많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하극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군의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하극상이 만연하면 결국 지휘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국방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군 기강 확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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