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이라이트] 속마음은 텃밭표… 속보이는 국감

[국감 하이라이트] 속마음은 텃밭표… 속보이는 국감

입력 2010-10-16 00:00
수정 2010-10-1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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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의 공정한 집행 여부를 감사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의 지역 챙기기는 애교로 볼 수도 있지만, 일부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지난 12일 조달청 국감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대구와 대구·경북(TK)지역 기업에 대한 조달청의 지원이 인색하다.”며 TK지역의 조달청 물품구매 비율 등을 따졌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대구 수성이다. 같은 상임위 소속 민주당 이용섭(전남 광주) 의원은 14일 광주국세청 국감에서 ‘호남지역 쇠퇴 어디까지 갈 것인가’란 보도자료 내고 지난해 호남지역의 급여증가율, 가구소득 등을 서울과 비교해가며 전국 최하위라고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부 예산을 소속 지역에 주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한 경우도 있었다.

충청권이 지역구인 국토해양위 소속 자유선진당 권선택(대전 중구) 의원은 이날 “내년 국토해양부 소관 충청권 예산이 전년 대비 5%인 1266억원이나 감소하고, 충청지역 도로예산도 무려 8.9% 줄었다.”면서 정부의 예산 편성을 비판했다. 또 국토부 장관이 4대강 사업 등에 하도급 물량 50%를 지역업체에 배정하기로 해 놓고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민주당 김우남(북제주) 의원은 이날 제주특별자치도 국감에서 “제주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8일 농협중앙회 감사에서는 농협이 제주출신 인사들을 간부로 승진시키지 않는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같은 상임위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은 ‘물 좋은 삼다수로 만든 맥주, 대박 히트 상품 예상’ 자료를 내고 특정 중견 기업 상품명을 언급하며 홍보를 해 물의를 빚었다.

국회 임기 후반기쯤에 나타나곤 했던 국감에서의 지역구 챙기기가 벌써부터 나타나는 것은 2012년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기 때문에 내년 국감은 유명무실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선거가 실제 얼마 남지 않아 총선·대선용 국감이 됐다.”면서 “지역구 의원의 일정 역할일 수도 있지만 국감을 기회로 삼아 과도하게 선심성 감사를 하는 건 권한 남용이며, 지나친 언론 노출 경쟁도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0-10-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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