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기초공천·특검 ‘두마리 토끼’ 고심

김한길, 기초공천·특검 ‘두마리 토끼’ 고심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4-02-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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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실시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라는 두 가지 난제에 봉착, 좀처럼 출구를 찾기 힘든 흐름이 이어지면서다.

이들 두 개 과제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6·4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당장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놓고는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 대표로선 새누리당의 반대로 끝내 정당공천 폐지가 무산될 경우 민주당도 공천을 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민주당만이라도 ‘무(無)공천’을 통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명분론’ 사이에서 택일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했다.

현재 당 일각에서는 무공천 주장이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지만, 당내에선 현실론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다. 현행 제도상 출마자들이 대규모 탈당하는 혼란이 초래될 뿐더러 실제 선거에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더 큰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 주재로 12일 열린 4선 이상 중진 의원 모임에서도 현실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1일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및 시도위원장 간담회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만 무공천할 경우 출마예상자와 지지자 등을 합치면 최대 3만명 가량의 탈당이 예상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약속 실천이라는 점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어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당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全)당원투표까지 실시하며 확정했던 정당공천 폐지 방침을 스스로 뒤집는 게 된다는 점도 고민이다.

이 때문에 지도부 내에서 정당공천 유지 여부를 다시 전당원투표에 붙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일정상 촉박함 등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선 공직선거법을 손질해 탈당하지 않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절충안도 거론된다.

정당공천 폐지 여부와 공천개혁 문제가 맞물리면서 당초 이번 주 예정됐던 정당 혁신안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3선의 최재성 강기정 의원 등이 주도하는 ‘혁신모임’(가칭)은 14일께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 전면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상향식 공천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1심 무죄판결을 계기로 재점화된 특검 논의도 새누리당의 반대로 제자리걸음이다. 당 강경파 일각에서 ‘직을 거는 각오로 임해달라’며 압박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 관철을 위해 설치하기로 한 당내 특위의 위원장을 김 대표가 직접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특검 성사를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 대표는 고열 등 독감 증세로 전날 의원총회 후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황교안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본회의에 참석했다 다시 병원으로 향했으며 이 때문에 목요일마다 열리는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도 이 날은 취소됐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부터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지난 주말 지방 방문 등 과로가 계속된데다 마음의 병까지 겹친 것 같다”며 “난마같이 얽힌 현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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