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세월호 현안보고 청취…유은혜 의원 등 울먹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서남수 교육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현안보고를 받았다.지난달 16일 참사와 관련된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첫 현안보고인 만큼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이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사과’를 문제 삼아 파상적인 비판을 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은 질의 도중 감정에 복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2010년 노스웨스트항공 여객기 테러기도 당시 ‘책임은 모두 나에게 있다’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지 않고 국무위원들에게 한 것은 사과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장관들은 대통령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말하는데 청와대의 ‘청’자만 나오면 막느라고 급급한 모습을 보면 넌덜머리가 난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의원은 “역대 대통령들이 국가적 참사 때 이렇게 무성의하게 사과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라며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거들었다.
김상희 의원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빈다’는 박 대통령의 합동분향소 조의록 글을 거론하며 “이 글을 보고 경악했다. 어디 하나 미안한 구석이나 죄송하다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교육 당국을 엄호하는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다만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에 비판을 가하기보다는 교육 당국의 부실한 안전교육을 문제 삼았다.
서상기 의원은 “정부에서는 안전교육이 미흡했다고 말하는데 입시교육만 하다 보니 안전교육을 아예 못했다고 말하는 게 솔직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군현 의원은 “교육부가 올해 2월에 배포한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을 보면 안전전문가가 태스크포스(TF)에 한 명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고가 나면 강 건너 불 보듯 엉터리 매뉴얼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인숙 의원은 “시신의 신원확인을 했던 교사들에게 다시 수업을 하라고 한다”면서 “교사들이 제정신이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참사 당일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휴대전화 문자가 발송된 경위에도 질의가 집중됐다.
서 장관은 문자 발송 경위에 대해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새정치연합 유기홍 의원이 “잘못된 정보의 근원이 경찰 정보관과 해경에 있다는 진술이 있는 만큼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서 장관은 “그 문제에 대해 감사원에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컵라면 논란’ 등 서 장관의 부적절한 처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 장관은 “보여 드리지 말았어야 할 모습을 보인 데 민망하고 모든 일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다만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현 시점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고 사태 수습에 매진해야 한다”라고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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