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일 중 149일간 국회 문열어…사실상 상시국회
예년 같으면 여름 휴식기에 들어갈 여의도 정치권에서 ‘하한정국(夏閑政局)’이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앞서 실시된 지방선거(6월4일)에 이어 예정된 재·보궐선거(7월30일), 세월호 참사의 후속대책 마련,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청문회, 국정감사 분리 실시 등으로 정치권이 쉴틈없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사당
게다가 올해는 여름휴가철인 7월과 8월에도 국회를 여는 것이 불가피해보인다.
여야는 지난 17일 끝난 6월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무산되자 21일부터 7월 임시국회를 또 소집했다.
8월 첫째주 예정된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국정조사 청문회도 여름 국회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또 여야가 올해부터는 국정감사를 2회 분리 실시키로 하고 1차 국감을 8월26일 시작키로 합의함에 따라 8월 국회 소집도 예상된다.
여야는 국감전까지 정부조직법 개정안,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유병언법’(범죄은닉재산환수강화법안) 등 주요 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교육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8월 중 열리게 된다.
◇ 벌써 사실상 상시국회…성과는 ‘글쎄’ = 외견상 어느 때보다 바쁜 여름이지만 가시적 성과는 미흡하다.
올해 들어 2월 국회에서 350건(법률안 306건), 3월 국회에서 28건(법률안 18건), 4월 국회에서 202건(법률안 188건)의 안건을 각각 가결시켰으나 5월과 6월 임시국회에서는 단 한 건의 법률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이다.
최근엔 지난 16일까지 세월호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던 여야 합의도 지키지지 못했다.
그러나 여야는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쟁점별 견해차가 커 현재로선 합의를 낙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으며 파행을 겪고 있는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역시 8월 초 청문회를 순탄하게 치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쉼없이 달리면서도 막상 두드러진 성과는 없는 비효율적인 국회 운영은 결국 여야의 정치력 부재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데 여념이 없고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과 각 세우기에 주력하는 등 여야 모두 ‘소탐대실의 정치’에 집작하고 있자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유용화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세월호 참사 후속조치와 관련해서도 해결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여당은 필요없이 방어적이고, 야당은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유 평론가는 또 “국회의원들이 예전보다 전문성, 정치력 면에서 능력이 떨어진다”며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특정 서클에 들어가서 공천받는 경우가 많다”며 공천시스템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국회는 민주적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야 해 조정하는 과정이 굉장히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일하는 국회는 찬성하지만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계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일하는 국회, 상시국회의 정신을 살리고 있다. 올해처럼 일하는 국회가 앞으로 하나의 전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운영의 묘를 살리고 효율성을 높이려면 법안심사소위를 세분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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