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신경전’…이번엔 물건너가나

야권연대 ‘신경전’…이번엔 물건너가나

입력 2014-07-20 00:00
수정 2014-07-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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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당 협의’ vs ‘후보별 협의’…정치셈법 차이 바탕에 깔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7·30 재·보궐선거 ‘야권연대’와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 선거 때마다 이슈였던 연대가 이번엔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연대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투표용지 인쇄(21일)를 하루 앞둔 20일까지도 양당 지도부가 ‘야권연대는 없다’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내놓음으로써 실낱같은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어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연대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못박았다. 정의당이 제안한 ‘당 대 당’ 차원의 연대 논의에 대해 거부 의사를 재확인한 셈이다.

주승용 사무총장도 “’당 대 당’ 차원에서의 야권연대는 없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다”며 “’당 대 당’끼리 주고받기식으로 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다만 주 총장은 개별 후보 차원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놨다. 주 총장은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지역민들의 민심에 따라서 후보별로는 (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은 ‘당 대 당’ 차원의 연대가 아닌 지역별 후보자들의 단일화야말로 ‘야합’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이 ‘당 대 당’ 협의 제안을 공식 거부한 것으로 보고, 더이상 (우리도) 야권연대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이 주장하는 지역별 연대에 대해선 “그야말로 이기기 위한 단일화밖에 안 된다”고 잘라 말한 뒤 “당 대 당의 협의 제안이 오면 만나는 보겠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요구는 면피용일 수 있다. 책임회피용 제안에는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야권연대의 1차 데드라인을 후보 공천 시점, 2차 데드라인을 21일 시작되는 투표용지 인쇄로 보고 이미 연대 논의의 시기를 놓쳤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 정의당은 당대당 협의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새정치연합은 개별 후보별 단일화까지는 용인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최종 단일후보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는데서 비롯되는 충돌이라는 분석이다.

당대당 협의를 할 경우 정의당이 ‘패키지 딜’ 과정에서 특정 지역구의 단일후보를 확보할 가능성이 열리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역 민심을 토대로 한 후보별 단일화에 맡길 경우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높은 새정치연합 후보들로 모두 단일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이같은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수도권 ‘압승’ 조짐을 보이는 등 야권 패배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몇몇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막판 극적인 연대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수원집중유세에서 “야권 단일화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당장 야권 단일후보 추진에 당당히 나서야 한다”라며 “단일화 없는 패배를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 후보간 우열이 드러나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 정(영통)에서 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후보간 자연스러운 연대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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