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軍 대응태세 점검, NLL이슈 부각 등 다목적 의도 관측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으로 남북 간에 대화국면이 다시 열린 상황에서 7일 북한 경비정이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며 긴장을 조성하는 사건이 발생했다.특히 북한 경비정은 이날 퇴각을 요구한 우리군의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무시하고 우리 함정을 향해 사격까지 실시, 남북 함정 간에 상호 사격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군과 관계당국은 북한의 이날 NLL 침범 의도 등의 분석을 벌이고 있다.
일단 북한 경비정의 이번 NLL 침범은 남북 대화 분위기로 국면이 전환되는 가운데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떠보는 한편 향후 2차 고위급 접촉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으로 끌고 가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에서 군사적 긴장 해소 부분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을 시위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이를 위해 NLL을 넘는 행동을 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사회·문화 교류, 이산가족 문제 해결, 인도적 지원 확대, 생태 협력 등 비정치적 분야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단계적 접근을 하는 반면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대북전단 살포 중단 등 남북 간 적대 상태 해소 등의 ‘근본 문제’를 중시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 북한은 관영 매체를 앞세워 6·15선언과 10·4 선언의 전면적 이행을 남측에 촉구하면서 10·4 선언의 결과물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문제부터 이행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따라서 2차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이 이런 주장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앞서 NLL에서의 불안정한 군사적 대치 상황을 부각키려 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형성된 남북대화 국면과 관계없이 북한 군부세력이 NLL 문제 등 군사적 현안에서 강경한 원칙적 태도를 고수할 방침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군부 내 강경세력 중 일부가 이번 남북관계 국면전환에 불만을 품은 것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경고 사격이) 지금 남북관계 전반이 개선될 수 있는 계기에 큰 부정적 영향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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