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번 ‘안 된다’는 말 들어… 내부 혁신 없으면 생존 못해”

“하루 10번 ‘안 된다’는 말 들어… 내부 혁신 없으면 생존 못해”

입력 2014-11-29 00:00
수정 2014-11-2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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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인사처장, 공직사회 ‘충고’

“난 (공직사회 인사혁신을) 완성하려고 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과 시작하려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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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28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열린 ‘2014년 정부 인사담당관 연찬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 연합뉴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28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열린 ‘2014년 정부 인사담당관 연찬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 연합뉴스
이근면(62) 인사혁신처장은 28일 오후 충북대 개신문화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2014년 정부인사담당관 연찬회’ 특강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공직사회의 혁신이 출발도 하지 못했다는 뼈아픈 충고인 셈이다.

이 처장은 “부임해 보니 공무원 자질을 따지면 민간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러나 국민들 생각엔 아닌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벼룩을 예로 들었다. 원래 60㎝까지 뛰어오를 수 있는데, 높이 20㎝ 컵에 갇히면 28㎝밖에 점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직사회가 변화를 거부하는 통에 자질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외부에서 불어닥친 위기 때 내부에서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는 게 당연한 논리라는 말도 곁들였다. 디지털카메라에 밀려 세계를 주름잡던 필름 업체 가운데 ‘후지’만이 ‘제록스’로 위기에 도전한 다음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어 성공한 예를 꼽았다. 최근 10년간 지구촌 50대 기업 중 절반이 교체된 것처럼 생존을 위해서는 피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처럼 혁신은 아주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참석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인사혁신처장으로 와서 하루에 10번쯤 ‘안 된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유도 10가지쯤 된다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방법을 찾아 고민할 짬을 내지 못한다, 내가 할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장애가 있다는 등 변명만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이 처장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최근 10년 새 재직 공무원은 8.5% 증가한 반면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110%나 늘었다”며 “이대로 두면 세수 증가 폭으로 볼 때 국민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정부에선 성장·보상의 큰 틀에서 보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해 관련자들은 큰 틀에서 양보하는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청주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2014-11-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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